[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가상승이 연초까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으로 한국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세계 3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의 평균가는 12월 넷째 주 대비 모두 상승했다. WTI가 배럴당 1.39달러 상승했고 두바이유와 브렌트유가 각각 1.12달러, 0.76달러 올랐다.
유가 상승은 지난해 리비아 송유관 폭발 사고, 북해 포티스 송유관 균열에 이어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새해까지 계속되면서 공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 거래 시 사용하는 달러 약세 역시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된 북미한파로 인해 천연가스를 비롯한 난방연료 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투자는 물론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 기업의 원가를 높여 생산 및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 역시 위험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일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2% 줄고, 70달러까지 오를 경우 GDP가 0.59%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재고 자산 평가액이 늘지만 원가 부담이 증가한다. 항공·해운업계는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 반면 조선·건설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관련 설비 수주가 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유가 상승은 단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할지는 수급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현재 미국이 원유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회복국면에 접어들 수 도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분야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 1100만 배럴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