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은 금기시됐다. 플래시 빛이 작품 색을 변화시키거나 작가나 소장자 동의 없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우려, 관람 에티켓 등의 이유에서다. 요즘은 허용하는 곳이 점차 느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발생하는 민폐 상황들이 있다. 미술관 에티켓을 잠시 망각했거나 생각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취미는 전시회 관람>(중앙북스.2016)이 소개한 아주 기본적인 미술관 에티켓을 전한다.
사진촬영은 허용범주 내에서 가능하다. 플래시는 작품 속 색의 층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꺼야 한다. 셀카봉은 꺼내지 않는 편이 좋다. 사진 촬영이 자유로운 미술관에서도 셀카봉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작품 손상 위험성이 커서다.
셀카에 몰두해 좋은 배경을 찾아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점점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고 관객이 몸이나 가방이 작품에 닿거나 건드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백팩을 멨다면 특히 몸짓을 주의해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작품을 치거나 쓰러뜨릴 수도 있다.
또 작품은 눈으로만 봐야 한다는 점이다. 요새 누가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할까 싶지만 실제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꼭 있다. 대개 ‘뭐 나하나 쯤이야 살짝 만진다고 해서 티가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겠지만 자제할 행동이다.
종이 한 부분을 계속 만지면 누렇게 변질되듯 수많은 사람의 ‘나 하나쯤이야’가 모이면 작품의 변질로 이어진다. 만약 작가가 이미 작고한 상태라면 작품을 수정 보완할 수 없을뿐더러 배상도 감수해야 한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찰칵찰칵’ 소리는 감상에 방해가 되고 여기저기 인증샷을 찍으려는 모습은 ‘원작이 주는 감동’ 대신 작은 프레임에 찍히는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모양새다. 모두의 공간인 만큼 타인도 생각하는 성숙한 관람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