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 예술가는 사라졌는가-한 미술학도의 의문이 책으로
왜 여성 예술가는 사라졌는가-한 미술학도의 의문이 책으로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7.10.27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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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 한 미술학도가 있었다. 대학 시절, 미술사 수업의 교과서였던 H. W. 잰슨의 <서양미술사>를 살펴보던 중 기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방대한 미술사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린 여성 예술가가 고작 열여섯 명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800쪽에 이르는 이 책에서 여성 예술가의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부분은 17세기 초 이탈리아 바로크 에 이르러서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우리는 지금까지 여성 예술가를 만나지 못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술사의 바이블로 통하는 잰슨의 책에서 여성 예술가가 등장한 것은 3판에 이르러서였다는 점이다. 미술학도는 물었다.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없었는가?”

미술사가이자 이 책의 지은이 브리짓 퀸은 이 물음을 책 한 권으로 펴냈다.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는 오랜 세월 미술사에서 지워졌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 예술가들을 추적하고 재발견해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이 의문을 처음 제기한 것은 1971년 페미니즘 미술사 연구의 선구자 역할을 한 린다 노클린이 『아트뉴스』에 동명의 글을 기고하면서다. 노클린은

과거에도 분명 훌륭하고 흥미로운 여성 예술가들이 존재을 터였다. 그렇다면 왜 여성화가 이름이 사라졌을까. 페미니즘 미술사 연구의 선구자 역할을 한 린다 노클린은 미켈란젤로나, 렘브란트, 피카소 등에 필적할 예술가들이 탄생할 수 없었던 이유를 단순히 여성과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가부장적 사회 제도와 교육의 문제로 분석한다. 즉, 과거 예술은 여성을 대상화의 존재로만 인식했을 뿐, 예술가라는 지위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은 그들의 삶과 예술이 어떻게 당시의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어 현재에 이르렀으며, 그들의 예술이 미술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준다.

소개된 예술가들은 다음과 같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유딧 레이스터르, 아델라이드 라비르귀아르, 마리 드니즈 빌레르, 로자 보뇌르, 에드모니아 루이스, 파울라 모데르존베커, 버네사 벨, 앨리스 닐, 리 크래스너, 루이즈 부르주아, 루스 아사와, 아나 멘디에타, 카라 워커, 수전 오말리. 바로크부터 현대미술에 이르는 기나긴 미술사에서 15명의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각종 매체와 독자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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