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아이디어] 150개 메뉴 갖추고도 요리사 필요없는 주점
[성공·아이디어] 150개 메뉴 갖추고도 요리사 필요없는 주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19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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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도쿄> 이동진, 최경희, 김주은, 민세훈 지음 | 더퀘스트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요리사가 없어도 150여 가지 안주를 내놓는 선술집이 있다. 요리사가 없는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요리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그만큼 손님에게 저렴한 안주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집 근처에 이런 술집이 있다면, 퇴근길 가벼운 한 잔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도쿄에 있는 ‘미스터 칸소’라는 바 이야기다. 이곳은 150개 이상의 통조림을 안주 삼아 먹을 수 있는 선술집으로 전 세계에서 공수한 통조림 셀렉션을 갖추고 있다. 통조림 외의 안주는 없고 가격대는 200엔에서 2000엔까지 다양하다. 원화로 치면 2천 원대부터 2만 원 정도다.

첫 매장은 2002년 오사카 미나미 호리 지역의 다리 밑 쓸모없는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공했다. 투자, 운영, 고객 모두 간소함을 지향한 덕분이다.

미스터 칸소 매장은 8평 남짓으로 통조림과 전자레인지면 주방일 필요치 않고, 안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손님을 받을 공간만 있으면 개점할 수 있다. 동네 손님을 대상으로 해 외진 공간에 매장을 열 수 있어 임대료도 간소하다. 또 인테리어 또한 통조림과 어울리도록 테이블도 드럼통으로 구성했을 뿐 통조림이 쌓아두는 매대 외에 외벽은 별다른 인테리어가 없다.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은 셈이다.

운영도 간소하다. 통조림이라 유통기한이 길고 식재료 낭비가 적다. 운영시간도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한 사람이 교대 없이 일 8시간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캔만 딸 수 있으면 주방장이나 직원이 필요 없다. 최소능력 최소인원으로 요식업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콘셉트다. 재고 관리도 가격대별로 색깔 스티커를 이용해 간소화시켰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불편한 의자에 통조림을 안주로 오래 앉아 있을 손님은 많지 않다. 퇴근길 가볍게 즐기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방문하는 곳, 미스터 칸소가 초기부터 추구했던 바다. 게다가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초이노미’ 현상까지 맞물렸다. ‘가볍게 한잔한다’는 뜻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가볍게 음주를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다.

미스터 칸쇼의 행보는 자체 브랜드 개발로 이어졌다. 운영하기 쉽고 간소한 만큼 수익이 크지 않다는 단점을 타계하려는 방안으로 통조림에 대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한다. 더 놀라운 점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자사 매장에서만 판매하지 않고 마트나 백화점,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는 점이다. 매장이라는 틀을 깨려는 시도이자 영리한 전략이다.

<퇴사준비생의 도쿄>(더퀘스트.2017)가 소개한 사업적 아이디어와 통찰이 돋보이는 사례다. 책은 이처럼 획기적인 25가지 매장을 소개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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