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물에 만 밥’ 상류층의 별미였다
[책속의 지식] ‘물에 만 밥’ 상류층의 별미였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14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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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밥상견문록> 윤덕노 지음 | 깊은나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물에 만 밥으로 대충 때우는 식사를 지금은 허드레로 여길지 모르지만 옛날에는 한·중·일 상류층의 별미였다. 임금을 비롯해 대갓집의 양반들도 수반(水飯)이라 하여 때때로 물에다 밥을 말아 먹었고 심지어 손님이 왔을 때도 물에 만 밥을 대접했다.

고려 왕조의 마지막을 지켰던 대학자인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문집 기록에 따르면 그가 새로운 인사들의 집에 인사를 다니며 들렀던 이정당(李政堂)의 집에서 물에 만 밥을 얻어먹고 왔다는 기록이 있다.

정당(政堂)은 벼슬 이름으로 고려시대 때는 왕명과 조칙의 선포를 담당하는 문하성(門下省) 종2품의 벼슬로 지금으로 치면 차관보 정도에 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또 지급의 장관급 벼슬에 준하는 시중의 집에서도 수반(水飯)을 먹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유교 경전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공자도 식사할 때 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는 내용이 있고 당나라와 송나라 때도 수반으로 요기했다는 내용이 곳곳에 등장한다. 일본 설화집<금석물어(今昔物語)>에도 물 만 밥에 대한 일화가 나오고 일본을 통일한 장군 오다 노부나가가 즐겨 먹던 음식도 물에 만 밥이었다.

물에 만 밥은 지체 높은 사람들이 먹었던 제대로 된 식사이자 손님이 왔을 때 가볍게 내놓을 수 있는 밥상, 식간에 부담 없이 먹었던 별식이었던 셈이다. <종횡무진 밥상견문록>(깊은나무.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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