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그리도 소중했는데...절체절명 위기에 선 전통 '붓'
예전엔 그리도 소중했는데...절체절명 위기에 선 전통 '붓'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12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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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붓> 정진명 지음 | 학민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금은 편리한 필기구가 넘쳐나 사고 버리기 쉽게 여기지만, 옛사람들은 붓 한 자루를 평생 썼다. 좋은 붓을 손에 넣으면 귀하게 대했다.

<한국의 붓>(학민사.2017)은 옛사람들의 필기구인 붓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국 붓의 위기와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장인의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붓은 삼한 시대라고 하니 그 역사만 2천 년에 달한다. 그렇지만 붓에 관해 제대로 기록된 책은 단 한 권도 나오지 않았다고 개탄한다.

한국 전통 붓은 한중 수교 이후 값싼 중국 붓에 밀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후 그 맥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전통 방식의 붓을 매는 붓장이가 드물어서다. 다행스럽게도 40년 고집스럽게 전통 붓을 붙들고 사는 붓장인이 있다. 바로 유필무 씨다.

책은 그가 10대부터 붓 일을 시작한 사연과 국내 최고의 붓 제작 장인의 이름을 얻기까지 사연을 듣고 기록했다. 손쉽게 살 수 있는 흔한 붓과 달리 한 자루의 전통 붓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했다.

크게는 털 고르기부터 딱지솜털 털어내기, 털 펴고 재 뿌리기 등 13가지 항목을 거치고 세부적으로는 30여 개의 과정을 지나는 손길과 수고가 든다. 저자는 붓에 관한 자료와 기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붓 제작 과정을 담기 위해 장인의 공방을 여러 차례 찾아 사진으로 현장을 담고 자세히 서술해 이해를 돕는다.

이밖에 붓의 부분 용어부터 붓 만드는 과정, 한국 붓의 전통, 전통을 넘어 시대를 반영한 예술적 측면의 붓, 붓이 팔리는 시장의 현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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