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안 봐요”... 상위 1% 노년들의 사우나 뉴스토크
“JTBC 안 봐요”... 상위 1% 노년들의 사우나 뉴스토크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05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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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나무옆의자.2017)라니, 대체 무슨 소릴까. 보수나 진보 진영의 논쟁을 떠올리게 하지만 소위 상위 1%가 이용하는 멤버십 피트니스 사우나 ‘헬라홀’의 풍경을 통해 상류층의 허상과 그늘을 담아낸 작품이다.

책은 한때 권력의 꼭짓점에 있었거나 화려한 직업을 가졌던, 평균 연령 65세 이상인 그들이 현역에서 물러난 모습을 ‘헬라홀’을 통해 바라본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이들은 아무리 과거의 영광을 떠들어대도 발바닥에 매직으로 ‘대여품’이라 쓴 양말을 신고 밴드가 헐렁한 운동복을 걸치고 나면 모두 똑같아졌다.

대한민국 1%라 자부하는 부자 노인들도 명품을 벗고 나면 그저 ‘늙은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속에서 ‘을’도 아닌 ‘병’으로 일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신랄하게 보여준다. 헬라홀은 병폐가 가득한 한국 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작가가 1년 동안 한 고급 피트니스 사우나에서 일한 경험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는 점이다. 작가에 따르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사우나 회원의 대사 중 70%는 실제 들은 내용이다.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는 주인공 태권도 회원들에게 ‘소설가’로 불린다.

사회 문제를 블랙 유머로 재밌게 이끌어가는데도 어쩐지 뒷맛은 씁쓸한 소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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