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읽지 말아야 할 책 80권?
여자가 읽지 말아야 할 책 80권?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7.08.31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트페이퍼] “왜 아이를 낳지 않나요?”

한 여성작가가 있다. 정치에 대한 책을 냈다. 인터뷰를 하는데 앞의 질문을 했다. 작가는 말한다.

“내가 실제로 낳은 책들을 논하는 대신 내가 아이를 낳지 않은 이유를 캐묻다가 끝났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 2017)는 여성에 대한 침묵과 그 침묵을 강요하는 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성희롱부터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살인까지 다양한 주재를 다룬다.

저자는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미국인 리베카 솔닛이다. 이번 책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후속작이다.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나 낯설지 않다. 이 책에 언급되는 세계의 사건들은 한국에서의 사건들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한국에서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 것처럼 미국에도 아일라비스타 대량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최근의 여성 BJ 살해협박 사건은 여성에 대한 온라인 살해협박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게이머게이트와 연결되어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발과 연대로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수십년에 걸친 성폭력의 죗값을 치르게 된 것처럼 한국에서는 문학계와 게임업계 등 사회 구석구석의 젠더권력이 까발려졌다.

책은 남성에게는 우리 모두가 가부장제의 권위에서 벗어나 차별과 편견을 버려야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여성에게는 역사적으로 강요받아온 침묵을 깨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여자가 읽지 말아야 할 책 80권’이다. 여성을 깎아내리는 문학의 고전들을 꼬집는다. ‘남자들은 자꾸 내게 <롤리타>를 가르치려 든다’ 역시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꼭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