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CSI` 덕분에 뜬 법의학 소설
드라마 `CSI` 덕분에 뜬 법의학 소설
  • 북데일리
  • 승인 2005.11.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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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영화와 드라마의 범죄수법이 실제 범행의 모티브나 완전범죄의 정보제공처가 될 수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 CBS의 `CSI 과학수사대` 역시 명성 못지 않은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어렵다.

지난 10일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과학 수사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자는 수사 방법을 상세히 알아 도피방법을 찾고 배심원들은 판결시 과학적 증거에만 중점을 두게 된다`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잡지는 옥스포드대 법의학자의 말을 인용, "배심원들이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를 보고 나면 과학수사대의 견해가 항상 옳고 각본 역시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믿고 있다"고 전했다.

또 45분 내외의 드라마에서는 수사진행 상황이 생략되기 때문에 실제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들에 대해 사람들은 `너무 오래걸린다`는 오해를 낳기도 하고 범죄현장에서 수사 방향과 방법을 세세히 재현하는 프로그램은 범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도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영국 레스터대학 법의학 교수는 "강간범은 범죄수사물의 과학수사를 범행참고서로 삼아 DNA감정에 의해 신원이 판명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콘돔을 사용한다. 심지어 자동차 도둑은 수사대를 혼란시키기위해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담배꽁초를 차 안에 버린다"라며 그 부작용에 대해 이의를 달았다.

그만큼 `CSI 과학수사대`의 인기를 반증하는 부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대신 국내 독서계에 법의학 스릴러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패트리샤 콘웰(50. 사진)의 `법의관 스카페타 시리즈`는 CSI로 인해 덕을 본 경우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이 시리즈는 93년 <검시관>(장원)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지만 반향은 미미했다. 가장 큰 원인은 `법의학`이라는 전문지식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

그러던 중 제리 브룩하이머라는 걸출한 할리우드 프로듀서가 내놓은 `CSI 시리즈`가 국내 방영돼 화제를 모으면서 법의관의 과학수사를 다룬 스릴러 소설 역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출판사 노블하우스가 2004년 11월 내놓은 <법의관>을 비롯, 이후 1년간 `법의관 스카페타 시리즈`는 15판부의 판매고를 기록해 국내 출판시장의 활력소가 됐다.

최근 국내 출간된 <죽음의 닥터>(노블하우스. 전2권)는 `스카페타 시리즈`의 8번째 작품으로, 고의로 유사 천연두 바이러스를 살포하여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는 살인마 `데드닥(deadoc)`과 주인공 스카페타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을 그리고 있다. 원제는 Unnatural Exposure

이 책의 출판편집자 정지연씨는 "스카페타 시리즈는 이미 단순한 추리물의 수준을 넘어서 한편의 드라마처럼 생생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이 소설을 이끌어간다."며 "방대한 법의학 상식과 꽉 짜여진 플롯, 뜻밖의 결말은 `역시나 콘웰`이라는 찬사를 보내게 한다."고 말했다.

미녀 스릴러 작가로 알려진 패트리샤 콘웰은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직접 초청할 정도로 출판독서계는 물론 전세계 수천만명에 달하는 PC(그녀의 이름 약자)팬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빠른 전개ㄱ와 생생하고 독특한 캐릭터가 강점인 `스카페타 시리즈`는 미국의 주요매체 선정 베스트셀러 픽션부문 1위에 오르며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콘웰의 주요 작품으로는 영국추리작가협회의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사형수의 지문>을 포함, <법의관> <소설가의 죽음> <하트잭> <시체농장> 등이 있다.

[북데일리 원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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