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뇌과학으로 보는 '진보와 보수의 뇌'
[책속의 지식] 뇌과학으로 보는 '진보와 보수의 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1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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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자들의 뇌를 뇌과학 실험으로 분석한 연구결과가 있다. 진보의 뇌는 새로운 가치를 적극 받아들였고, 보수의 뇌는 경험적 가치를 고집했다.

진보와 보수라는 두 정치적 세력의 기능을 각각 배내측 전전두피질과 복내측 전전두피질에 비유했다. 진보주의자의 경우 배내측 전전두피질 부위의 신호가 높았는데 배내측 전전두피질은 분석적 가치 판단에 주로 관여하고 가치 간의 충돌을 감지해 현재 상황에 가장 적절한 새로운 선택의 가치를 계산한다. 계산된 가치를 다시 복내측 전전두피질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보수주의자들의 뇌는 달랐다. 직관적 가치판단에 주로 관여하는 복내측 전전두피질 신호가 잡힌 것. 이 부위는 이전 경험에 비추어 성공적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의 가치를 비교적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특성이 있다.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갈매나무.2017)의 저자인 뇌과학자의 설명이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신빙성을 얻는다. 책에 따르면 얼마 전 한 뇌 영상 연구에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의 뇌와 진보적인 사람들의 뇌가 기능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른바 ‘Go/No Go’ 과제로 화면에 알파벳이 나올 때마다 버튼을 누르는 실험이다. 단 알파벳 X가 나오면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실험 전 보수와 진보 성향을 파악하는 설문지를 작성했고 실험 진행 내내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보수적인 사람들이 진보적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실수를 했고 동일한 과제를 사용한 이전 연구에서 실수를 할 때 사람들의 뇌는 배내측 전전두피질 부위의 신호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관찰 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의 뇌가 실수하는 순간 배내측 전전두피질 신호가 더 높았다. 이후 다른 실험에서도 배내측 전전두피질의 두께가 증가하는 사실까지 규명했다.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실수에 민감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저자는 이 두 기제를 서로 독립적으로 상호배타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이해할 때 과도하게 편향된 주장으로부터 자유롭고 건강할 수 있어서다.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특성을 뇌 구조로 설명하는 재미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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