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365-40] "그땐 정말..." 달콤한 추억여행
[책읽기365-40] "그땐 정말..." 달콤한 추억여행
  • 김지우기자
  • 승인 2009.06.08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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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친구 죽음을 계기로 되돌아 본 청춘일기

"이 차를 타고 달리다가, 난 자살할 거야."

[북데일리] 20년 만에 모인 친구들이 모였다. 대학 때 '동거'까지 하며 지냈던 다섯 명. 불행히도 그 중 한 명의 장례식 날이었다. 친구들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젖는다. 인생에서 더없이 즐겁고 애틋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며... 그런데 장례식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한 친구(준페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모닝>(개여울. 2009)은 초반부터 단숨에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치 책 속 주인공이 된 듯 '대체 이유가 뭘까' 궁금증에 시달린다.

준페이는 친구들의 집요한 추궁에도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결국 이유를 찾아내면 자살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합의에 이른다. 모든 문제엔 힌트가 있다. 준페이 역시 하나의 힌트를 내놓는다. 자살이유는 대학시절 4년 속에 있다는 것. 친구들은 전율한다.

"만약 우리가 준페이가 자살하려는 이유를 알면서도 잊고 있는 거라면..."

시침은 20년 전 대학시절로 돌아간다. 모든 추억을 다 쏟아낸다. 그것이 또 다른 친구의 죽음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다. 

가끔 우린 추억 속에서 비밀을 발견한다. 서로 옛이야기를 하다보면 알지 못했던 인식하지 못했거나 잊은 기억이 있다. '정말 내가 그랬어?'라며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너 어떻게 그걸 몰랐냐?'며 신기해한다.

자살 이유를 찾는 여행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고 일어남으로써 독자를 호기심의 극한으로 몰아넣는다. 벚꽃처럼 만개한 청춘시절이었으니 여자 문제가 빠질 수 없다. 그러나 한편에선 죽음이 똬리를 틀고 있다. 웃고 울고 기겁하고 한숨짓고...

"살랑살랑 떨어지는 꽃잎 아래서, 부끄러운 표현이지만 우리는 그야말로 청춘의 절정을 만끽하고 있었다. 서로를 배려하고 꽃이 피는 계절을 즐기고, 햇살 속을 달리고, 수심의 계절에는 서로를 위로하고, 추위에 몸이 떨리는 날에는 서로를 보듬어 주었다."(159쪽)

주인공은 모두 1961년생. 일본 작가가 쓴 일본의 청춘물이다. 하지만 비슷한 나이 대의 독자들은 '내 이야기, 내 친구들 이야기'라고 맞장구 칠 것이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 소설을 읽으며 꿈 많던 대학시절, 아련한 추억 속으로 퐁당 빠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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