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 실학자 홍대용의 재발견
천문학자- 실학자 홍대용의 재발견
  • 하수나 기자
  • 승인 2009.01.1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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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스스로 돈다' 과학적 증명해
[북데일리] 어린이들에게 역사를 빛낸 인물을 꼽으라면 아마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첫 번으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엔 아직도 묻혀있는 숨은 위인들이 많다. 근대 천문학을 세운 북학사상가 홍대용도 그 중의 한명이라 할 수 있을 듯.

홍대용은 조선후기 영조 때 명문가에서 태어나 명분과 의리를 중시하는 성리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스승 김원행을 만나 천문, 역법 같은 과학과 실용 학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술을 하찮게 여기는 당시 양반사회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는 백성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과학기술의 필요성과 열망으로 타올랐다.

홍대용은 우리나라 최초로 개인 천문대를 만들어 직접 제작한 관측기구로 하늘을 관측했다. 또한 천문학 연구를 위해 필요한 기하학과 수학에도 능통, 우주를 천문학적으로 이해하려 했다. 결국 꾸준히 하늘과 별을 연구하던 홍대용은 '하늘은 무한하고 지구는 둥글며, 스스로 돈다'는 사실을 관측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조선천문학의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별들은 돈다. 공평하다. 중심이 없다. 어떤 별이든 중심이 될 수 있다." "하늘에서 모든 별이 평등하고 소중하듯이 이 세상에서도 장사꾼이든 똥지게를 진 사람이든 양반 사대부든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소중하다." -( 아이세움에서 나온 <홍대용: 하늘의 법칙에 도전한 북학사상가> 본문 중)

그는 이렇듯 무한하고 평등한 하늘의 법칙을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한 백성들의 생활에 이롭게 쓰고자 고민했다. 베이징 여행에서 청나라의 발전된 과학 문물을 접한 후엔 오랑캐의 학문이라도 백성들에게 이롭다면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조의 개혁에 적극 참여해 조선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려고 노력했던 진정한 과학자이자 실학자였던 홍대용. 아쉽게도 정조가 개혁을 마치지 못하고 눈을 감으면서 개혁은 갈 길을 잃었다. 홍대용 역시 변변한 제자 한명 두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그 업적이 이어져 내려오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조선 천문학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반갑게도 최근 우리사회에선 조선최고의 천문학자이자 실학자였던 홍대용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천천히 일고 있다.

2005년,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 센터에서 화성과 목성 사이를 돌고 있는 소행성을 발견하고 이름을 '홍대용'이라고 붙였다. 조선 천문 과학을 당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홍대용의 업적을 현대 천문 과학자들은 주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평가 받아 마땅한 홍대용의 생애와 업적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흥미롭게 풀어낸 책 <홍대용: 하늘의 법칙에 도전한 북학사상가>(아이세움, 2008)의 출간도 반갑다. '아이세움 역사 인물'시리즈로 간행된 이 책엔 당시 사회상을 바탕으로 홍대용의 생애와 그의 사상을 알기 쉽게 조명한 것은 물론, 당시의 과학기구들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자료들도 풍부하게 수록됐다. [하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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