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털 과학자 '우리 몸의 털에 대해 아세요?'
[신간] 털 과학자 '우리 몸의 털에 대해 아세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2.21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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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커트 스텐 지음 | 하인해 옮김 | MID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과학자가 대중서를 쓰면 독자가 반색한다. 학자들의 숨은 노력과 놀라운 연구 성과를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헤어>(MID.2017)는 진기한 책이다. 평생 털과 모낭을 연구한 과학자의 작품이다. ‘헤어’라고 하면 머리카락을 떠올리기 쉽지만, 여기서 헤어는 머리카락을 포함한 의미인 ‘털’이다. 원래 제목이 Hair: A Human History이니 털의 역사가 옳다. 책은 원제 그대로 털의 전체적인 그림, 털이 인간 삶에 이제껏 해온 일과 앞으로 기여할 역할을 그렸다.

재미있는 대목이 즐비하지만, 머리의 가마에 관한 대목은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뇌 밑 부분이 두피 모낭 배열에 영향을 주는데 머리카락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자라는 가마를 보면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추측할 수 있다. 가마는 머리카락과 피부의 작용으로 생성되지만 방향은 뇌의 작용으로 결정된다.

북미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오른손잡이 중 90% 이상은 가마가 시계방향이었고 왼손잡이나 양손잡이는 가마의 방향과 사용하는 손 사이의 관련이 없었다. 시계방향의 가마를 가진 사람들은 언어능력과 긴밀한 관계가 있고 반시계방향인 사람들은 무관했다. 털의 뇌 발달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형태는 인간 외 포유류에게도 나타나는데 이를테면 오른쪽 고삐를 움직일 때 뛰거나 점프, 묘기를 부리는 우뇌가 발달한 말은 얼굴에 난 가마가 시계방향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 탈모의 원인인 모낭이 아니라는 대목은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의 눈을 번쩍이게 할 듯하다. 저자는 탈모를 촉발한 신호는 모낭 자체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신체 다른 부위에서 생긴 것이다.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면 문제는 모낭을 ‘억제해야 하는’ 불필요한 요소로 간주하는 몸에 있다는 것.

이 밖에 최초의 털이 무엇이었는지 털의 탄생부터 인류에게 털이 어떤 역할을 해왔고 진화했는지 설명한다. 털에 얽힌 이야기가 이토록 많을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길러 줄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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