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환상의 크로스오버
현실과 환상의 크로스오버
  • 서용석 책전문기자
  • 승인 2008.12.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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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2001)를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번 작품 <벼랑 위의 포뇨>(2008)는 언덕 위의 집에 사는 아이 ‘소스케’와 사람이 되고 싶은 인면어 ‘포뇨’의 이야기를 다룬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유치원을 가는 현실 속의 ‘소스케’는 사람처럼 생긴 물고기 ‘포뇨’를 잡고도 놀라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은 그 환상적인 인면어를 현실 안으로 들인다. 하지만 환상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관객들은 설렌다. 현실의 무거운 장벽이 깨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과 환상을 크로스오버하며 독자들을 휘어잡는 동화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위베르 벤 케르눈이 쓴 프랑스 그림책 <나! Moi!>(맑은가람.2008)와 사파리에서 출간한 <꼬마해녀와 물할망>(2008)이다. 두 동화책 모두 현실 속에 끼여 있는 환상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선 <나! Moi!>(맑은 가람.2008)를 보면, 아이들의 무용담이 늘어진다. 험한 바다를 이백 군데나 항해했다는 선장 아이, 무시무시하고 치열한 전투를 벌여 괴물을 물리쳤다는 아이, 코에 파란 점이 있는 마녀를 만났다는 아이들. 그러자 학교 운동장에 있던 다른 아이들이 황당해 하며 말한다. ‘아니야, 거짓말이야. 못믿겠어.’

그러자 운동장 안으로 사자와 요정들이 몰려들고 아이들은 큰소리로 외친다. “정말이야, 그런 곳이 있어! 책속! 모든 책속에…….” 환상과 현실이 뒤섞이는 장면이다. 아이들에겐 환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수용성 아라비아고무를 섞은 구아슈 화법으로 그림을 그린 로낭 바델의 그림은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어 매력적이다.

또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꼬마해녀와 물할망>(사파리.2008)은 바다 속에 사는 ‘물할망’이 해녀가 되고 싶어서 어린 해녀에게 ‘숨비소리’를 배워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물할망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물질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해맑은 어린 해녀를 통해 환상과 현실이 아름답게 녹아든 작품이다.

책 속의 길라잡이를 통해 해녀와 옷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과 현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한 편집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은 ‘삶을 가꾸는 꾼. 장이 시리즈’로 1권 심마니에 이어 놀이꾼, 기와장이 등 생소한 직업과 잘 알려지지 않는 과학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올해의 소년한국 우수 어린이도서 기획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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