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운 나쁜' 남자의 고백
'더럽게 운 나쁜' 남자의 고백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2.26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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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바람피는 장면 목격....꼬일 데로 꼬인 인생

[북데일리] <Mr. 후회남>(은행나무. 2008)은 ‘더럽게 운 나쁜’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중년의 쩡광셴. 그는 ‘셰익스피어 안마’의 마사지 걸에게 지난 인생을 털어놓는다.

막 몸에 털이 나던 때였다. 남자는 아버지가 바람을 피는 모습을 목격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맺는 뜨악한 장면을 보게 된다. 아버지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사실을 고해바친다. 결국 집안은 박살나고, 가족은 해체된다.

꼬인 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입을 잘못 놀려 친구가 죽고, 매사 주변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친다. 자신 역시 수렁에 빠진다.

10년 간 수형생활도 한다. 그놈의 성욕이 문제. 친구의 사촌누나 장나오에 흑심을 품고 있던 그는 몰래 그녀의 집에 들어갔다 강간범으로 몰린다. 출소 후에는 장나오의 유혹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역시 순탄치 않다. 그녀는 부정을 저지르고, 이혼서류에 서명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들려온 소식 하나. 옛 여인의 결혼이다. 비빌 언덕은 하나 둘 사라진다.

행운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문화대혁명 때 빼앗긴 창고를 찾아 부자가 된 것. 그러나 사기를 당해 쫄딱 망한다. 게다가 다른 여자와 동침하려 할 때마다 헤어진 여동생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혀 50살이 되도록 원치 않는 순결남이 된다.

이런 비범한 인생을 작가 둥시는 위트와 유머로 그려낸다. 그러면서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중국의 사회상을 녹여낸다.

작품은 베이징 최대 일간지 ‘신징바오‘가 주관하는 ’올해의 좋은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신징바오는 “2005년 출판된 문학 작품 중에서는 단연 압권인데다 위화의 <형제>나 자핑아오의 <진강> 등 저명한 소설들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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