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꼭 읽어볼 정치상식
청소년이 꼭 읽어볼 정치상식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2.17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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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어떻게 돈 버나...현실적 사안 다뤄

[북데일리] 정치는 어른들의 몫이었다. 적어도 올해 5월 전까지는 그래보였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상황은 조금 변했다. 촛불집회 때문이다.

당시 정치와는 무관하지 싶었던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교복을 입은 채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있었다. 생경한 정치구호를 외쳤고, 정권을 비판하는 푯말을 흔들었다. 그들에겐 투표권만 없었을 뿐, 누구보다 적극적인 주권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그렇게 한 뼘 성장하고 있었다.

신간 <청소년 정치수첩>(양철북. 2008)은 이쯤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청소년들이 좀 더 자라게끔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와 한 대희가 정치에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저자가 둘인 이유는 공저라서가 아니다. 책의 원제는 <Nachgefragt: Politik>으로 슐츠-라이스가 썼다.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후보였던 이 책을 한 씨가 한국 실정에 맞게 고쳤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아니 등장할 수 없는 한국 현대사와 현 정치 실정을 버무린 것. 덕분에 이질감을 느낄 틈이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 현실을 적극 반영해 더 마음에 다가온다.

저자가 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건 ‘실질적 민주주의’다. 이는 절차와 수단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시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에 고민하는 민주주의를 뜻한다. 이는 촛불을 거친 민주주의 세대가 선택한 가치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이론서나 교과서에 나오는 뜬구름잡기 식의 정치이론이 아닌 현실적인 사안이 주를 이룬다. 정당과 정치인은 어떻게 돈을 마련할까?, 북한은 왜 가난할까?, 왜 정치인에게는 참모가 필요할까? 등이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비단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도 관심을 둘 만한 주제다.

기본적인 상식과 철학적인 의문 또한 여럿이다. 전자의 예로 법률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한미상호방위조약이란 무엇일까?, 국유재산과 공기업은 누구 것일까? 등이 있다. 후자로는 복지 정책이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가?, 왜 개인정보가 중요한가?, 국가권력은 독점할 수 없는가? 등이 포함된다.

미리 말해두면 총 95개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중립적이진 않다. 굳이 편을 가르자면 왼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 있다. 이를테면 복지 정책이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국가 예산에 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다. 그런데 사회복지제도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주장이 너무 거세다. 그리고 국민경제 전체를 보자면 사회복지에 지출하는 국가의 예산은 그저 사라지는 돈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불되는 돈은 결국 소비를 활성화해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책이 다루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민주주의와 국가, 선가와 정당, 정치 노선, 외교와 통일 등 사회 전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개인 성향만 같다면 청소년들이 스스로 택할만한 첫 번째 정치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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