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각성 촉구하는 '지구 온난화'
지식인 각성 촉구하는 '지구 온난화'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2.1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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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1도만 상승해도 '생지옥'...끔찍한 시나리오

[북데일리] '먹고 마실 게 부족하다. 땅은 뜨겁다. 여름이면 섭씨 45도 이상을 기록한다. 가뭄과 홍수가 반복된다. 눈앞에서 동식물이 죽어간다. 동식물뿐인가, 가족과 친구들이 차례로 눈을 감는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는 없어진지 오래, 정글도 사라졌다. 남은 건 사막뿐이다. 바다에서는 유독가스가 올라오고, 이는 비와 섞여 산성비로 줄기차게 뿌려진다.'

온난화로 초토화 된 100년 뒤 지구의 모습이다. 신간 <6도의 악몽>(세종서적. 2008)이 묘사하는 세계는 끔찍하다.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는 지금 이대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어떤 재앙이 찾아오는지 밝힌다.

저자는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현재 피해 사례를 낱낱이 까발린 바 있다. 이번 책은 그 속편 격이다. 각종 학술 자료를 정리해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에 대해 대중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썼다.

이를 위해 고안한 방법이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온도별 안내 및 단계적 대응 방안’이다. 지구의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마다 어떤 변화가 오는지 나눠 설명하는 것. 그는 최대 6도까지 상승할 때의 변화를 그린다.

‘고작 6도?‘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6도는 고사하고, 겨우 1도가 상승해도 결과는 치명적이다.가뭄이 닥치고, 흙먼지와 모래를 동반한 강력한 폭풍이 불어온다. 농부들은 농토와 거주지를 잃고, 식량을 생산하지 못해 식료품 가격은 폭등한다. 또 숲은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산불로 없어지기 시작한다. 작은 양서류와 설치류는 곧 멸종, 고산우림지대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수많은 희귀동물들의 서식지는 안녕을 고한다.

여기서 2도, 3도 계속 증가하면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자연은 물론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에 놓인다. 인류 전체는 멸종하는 걸까. 저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예측한다. 그는 “사람들은 대체로 지적 능력과 강력한 생존본능을 함께 갖추고 있다”며 “역경에 맞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관한 무수한 실화들이 증언해주듯이, 인류는 죽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낙관론을 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생존을 위한 여러 방편)은 앞으로 닥칠 고통을 생각할 때 거의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극심한 지구온난화는 인류라는 종 자체의 생존의 위기는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급속도로 온난화 되어가는 행성에 사는 불행을 겪게 된 인간 대부분에게는 생존의 위기가 될 것이다. 상황은 이미 충분히 나쁜 게 분명하다.”

이를 통해 저자가 요구하는 건 당장의 행동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그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제안한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치를 국제적으로 합의한 다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부유한 나라들이 그렇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에게 돈을 지불해 사용하지 않는 배출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 간에도 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만든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배급제를 실시해서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면, 우리는 곧 우리가 건설하려는 사회가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경제성장이나 불굴의 소비주의보다는 삶의 질을 강조하는 사회일 것이다.-중략- 무엇보다 그것은 살아남고 번성하였으며, 만년설과 우림과 찬란한 문명이라는 영예로운 유산을 먼 미래의 무수히 많은 세대들에게까지 넘겨준 사회일 것이다.”

가능성이 있을까. 일단 이번 오바마의 당선 덕에 일말의 희망은 있어 보인다. 물론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다음은 한국어판 서문의 일부다.

“미국이 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말할 수 없이 반가운 이야기다. 오바마는 차기 행정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가 2050년까지 80퍼센트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전 세계의 그 어느 나라가 내세운 목표치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그는 또 청정 에너지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약속했는데, 이는 미온적인 지원책만 내놓던 부시 행정부에 비하면 엄청난 진전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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