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뿐이랴. 머리에 이지는 않더라도 들고, 싸고, 메야 할 짐이 한 가득이다. 게다가 아무대서나 재우고, 아무 음식이나 먹일 수도 없는 노릇. 집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전쟁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
“그냥 집에서 놀자.”
그렇게 해서 심신이 편하면 다행이련만, 늘 부채감에 시달리곤 한다. ‘요즘 체험학습이다 뭐다 해서 옆집 순이 엄마는 잘도 다니는데, 나만 이러고 있다가 우리 아이만 뒤처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 말이다.
고민 끝에 아이의 손을 잡고, 혹은 들쳐 엎고 밖으로 나오는 대한민국의 엄마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모른다는 것. 그야말로 ‘대략 난감’인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주부가 있다. 임신, 출산,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베이비’ 운영자 김경선 씨다. 맘스홀릭 베이비는 회원 수 60만 명의 대형 인터넷 카페다. ‘지후맘’으로 통하는 그녀는 이곳에서 5년간 여러 엄마들과 공유하며 쌓은 여행 노하우를 신간 <우리아이 생각주머니를 키우는 똑똑한 체험여행>(미르북스. 2008)에 담았다.
저자는 아이와 여행을 떠나려면 우선 편견부터 깨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내가 모든 것을 챙겨주고 돌봐주어야 할 아이를 데리고, 엄청나게 많은 짐을 챙겨, 멀리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실 여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밖에서 숙식을 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반드시 멀리 떠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 기간이 길어야 여행효과가 커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가까운 곳이라도 집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게 해 주고 재미있게 놀 수만 있으면 무엇보다 훌륭한 여행”이라고 충고한다.
아빠 없이는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믿음 역시 버려야 한다. 그녀는 “상황에 따라서는 아이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이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며 “어쩌면 아이에게 잊지 못할 엄마와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하나. 그래도 자신이 없다면 친구나 이웃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 동네나 문화센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또래 친구를 수소문해 볼 일이다.
하나 더. 엄마의 욕심을 덜어내야 좋은 여행이 된다. 여행의 정수는 학습이 아니다. 새롭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가 보고 느낄 수 있으면 족하다. 무언가를 봤다고 굳이 달달 외워서 머리에 차곡차곡 집어넣을 필요는 없다. 다음은 저자의 조언이다.
책은 아이와 떠나는 여행에서 필요한 사항을 꼼꼼하게 담았다. 55곳의 여행지 소개는 물론 여행 도시락 만들기, 여행사진 잘 찍는 법, 아이 나이별 여행준비 등 정보에 충실하다.
(사진제공=미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