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언제나 잠잘 기회 엿본다?
남자는 언제나 잠잘 기회 엿본다?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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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법칙'으로 살펴본 남녀의 동상이몽

[북데일리]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한 장면. 주인공 해리와 샐리는 ‘남자와 여자가 그냥 친구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해리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남녀 사이에는 항상 섹스가 끼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샐리는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은 섹스를 하지 않는 남자 친구가 여럿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를 들은 해리 왈.

“당신이 남자 친구들과 섹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남자들은 당신과 더 섹스를 하고 싶어 할 겁니다.”

남녀의 상반된 입장 차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신간 <51%의 법칙>(프리윌. 2008)의 저자 피터 피츠사이몬스는 ‘사다리의 법칙’으로 이를 설명한다.

미국의 카일로가 고안했다는 사다리 이론에 따르면 남자라면 누구나 여자를 만날 때마다 그녀를 마음의 사다리에 올려놓는다. 위치는 전부 틀리다. 꼭대기에 올리기도 하고, 중간에 걸쳐 두거나, 밑에 놔두기도 한다. 그 기준은 단 한 가지. ‘나는 이 여자와 얼마나 자고 싶은가?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다.

그러다보니 이상형은 당연히 맨 위다. 제일 아래는 동침의 욕망이 전혀 들지 않는 여자다. ‘그냥 친구’라고 해도 사다리 어딘가에 올려놓는다. “기회가 생기면 자신이 그녀와 잘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여자는 다르다. 여자의 사다리는 두 개다. 섹스를 할 수 있는 남자를 올려 두는 ‘좋은 사다리’와 친구를 올려 두는 ‘친구 사다리다’다. 둘 중 어디에도 올라가지 못한 남자들은? 그냥 밑바닥이다. 그녀와 엮일 가능성은 아예 없다는 것.

이런 차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친구 사다리에 놓인 남자는 좋은 사다리로 건너뛰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오히려 그런 시도를 하다가 밑바닥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꾀를 내는 남자도 있다. 이른바 ‘지적인 남창’으로 “육체적 대가를 얻으려고 여자에게 계속해서 감정적 지원을 해주는 남자”를 말한다. 이들은 한 번에 좋은 사다리로 옮기려 하지 않고, 친구 사다리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여자 앞에서는 자신이 섹스를 원하는 걸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선물을 사주고, 힘들어 할 때 같이 있어주고, 같이 영화를 보는 등 친구 사다리의 정상을 향해 심혈을 기울인다.

이런 경우 운이 좋으면 그녀의 ‘곰돌이’로 승격한다. 섹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자와 포옹하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된다. 이 때 여자는 남자 품에서 이렇게 속삭인다.

“내가 좋아하는 그 남자는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정말 너무 속상해.”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곰돌이 역시 마음이 찢어질 터.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꾹꾹 참는다. 그러다 독한 마음을 품고 사다리를 건너뛰려 한다.

친구 사다리의 최정상에서 좋은 사다리로 몸을 날린 곰돌이. 안타깝게도 결과는 실패다. 바닥으로 떨어진다.

오매불망 그녀를 바라보며 애태우는 ‘짝사랑 전문’ 남자들에겐 속 쓰린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바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미국 사람이 만든 이론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사진=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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