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했던 개원중 도서관축제
작지만 소중했던 개원중 도서관축제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2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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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체험행사, 강연, 북밴 공연...다양한 이벤트 눈길

“아이들 창의력은 어른들이 못 따라가요.”

[북데일리] 개원중학교 연구부장 박형란 교사는 얼마 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던 몇 몇 학생들. 열정이라곤 없어 보였던 그 아이들의 전혀 다른 모습 때문이었다.

1달 전이었다. ‘강남 3지구 도서관 축제‘를 기획하던 박 교사는 이번 행사의 테마를 ’체험‘으로 잡았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을 통해 생활에 스며드는 열린 행사로 만들고 싶었다.

곧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그 중 하나로 책 속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전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놀랍게도 가장 열심히 참여한 건 모범생들이 아니었다. 평소 수업시간에는 ‘딴 짓’에만 골몰하던 아이들이 제일 열심이었다.

그 덕에 21일 시작한 도서관 축제의 전시 공간에서 번듯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책갈피, 휴대폰 고리, 그림, 엽서 등 모두 책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물이다. 그 중에는 아이디어가 보통이 아닌 작품들도 눈에 띈다. 어른들도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아이들만의 상상력이다.

“아이들이 이런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좋아해요. 학교하고 학원만 오가니까 변화를 갈망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열심히 매달리죠. 그 때 창의력도 빛을 발하고요.”

이번 도서관 축제는 3회째다. 강남 3지구 도서관이 돌아가면서 축제를 연다. 이번 차례는 개원중학교 내 있는 개원정보문화도서관으로 박 교사가 도맡아 꾸몄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힘만으로 행사를 꾸리려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시간이 문제였다.

“선생님들은 수업 시간 외에 축제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들도 방과 후에 도왔고요. 시간 확보가 가장 어려웠어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바쁜 시간을 쪼개 공을 들인 만큼, 축제는 작지만 알차게 꾸며졌다. 아이들의 작품 전시는 물론 책 만들기, 책 주인공 되어 사진 찍기,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이순원 작가의 강연, 문학을 노래하는 북밴의 공연도 있었다.

강연의 경우 작가의 성장소설 <19세>를 대부분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은 터라 특히 인기가 좋았다. 강연장엔 작가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너나없이 덤벼들었다. <19세>를 노래로 만들어 부른 북밴의 공연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줬으면 하는 게 박 교사의 욕심이다. “중학교 때 공부만 하는 아이들보다 이런 체험 행사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한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목표를 가지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약 20년간의 교직생활 끝에 터득한 신념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의 완성도를 보면 다음에는 더 큰 기대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녀가 만들 새로운 도서관 축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여전히 작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속은 더 꽉 찰 것이다.

한편 28일까지 진행되는 도서관축제는 강남교육청이 주관하고, 강남구청이 후원했다. 강남 3지구 8개 학교가 참여했다.

(사진=김대욱기자, 개원중학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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