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과 글에는 '고유 지문' 있다
[신간] 말과 글에는 '고유 지문' 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1.0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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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생활>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지음 | 김아영 옮김 | 사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문은 내가 나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일종의 신체 흔적이다. 그런데 이런 지문은 언어에도 있다.

<단어의 사생활>(사이.2016)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단어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저자는 사람마다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지위와 권력, 정직성, 성격, 감정, 성별, 나이 등에 따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다.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은 명사 계열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권력과 지위가 낮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명사와 동사에 의존한다.

정직한 사람들은 ‘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진실을 말할 때는 지어낸 이야기보다 더 많은 단어와 길고 복잡한 문장을 구사한다. ‘그리고’ ‘하지만’ ‘왜냐하면’ 등 접속사와 ‘-없이’ ‘-를 제외하고’ 등과 같은 무언가를 구분하는 배타적 단어를 포함한다. 또 시간, 수량, 행동 등 세부 정보를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들먹이지 않는다.

특히 ‘나’라는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는 사람과 ‘우리’라는 2인칭 단수 대명사를 사용하는 사람의 성격과 상황은 대조적이다. ‘우리’라는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지위가 높거나 자아 존중감을 즐기고 거만하다. 감정적으로 거리가 있거나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사용한다. 물론 집단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나 나이가 많고 긍정적인 표현을 할 때도 쓴다.

이와 다르게 대명사 ‘나’ 사용빈도가 높은 사람은 지위가 낮거나, 불안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우울한 사람들이다. 자살한 시인들, 나이가 어린 젊은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과 감정 및 신체적으로 크게 고통스러운 사람들도 사용한다. ‘나는’이라는 표현으로 정직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책은 범죄자, 역사 속 작가, 대통령, 독재자 등의 단어를 분석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타인과 관계 맺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여다보도록 돕는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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