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바에는 ‘명민좌‘, 풍물패엔 ’상쇠‘!!
베바에는 ‘명민좌‘, 풍물패엔 ’상쇠‘!!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1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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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패의 지휘자 상쇠의 모든 것

[북데일리]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는 지휘자다.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로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에 없어선 안 될 보석 같은 존재다.

우리의 전통 악기와 가락을 집대성한 풍물에도 이런 지휘자가 있다. 바로 상쇠(上釗)다. 상쇠는 풍물로 치르는 굿인 ‘풍물굿’을 진행하는 리더다. 꽹가리를 연주하며 축제의 한복판에서 신명을 이끌어낸다. 신간 <상쇠>(학민사. 2008)는 이런 상쇠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상쇠는 다양한 일을 수행한다. 연주자이자 지휘자로서의 활동은 물론 신관(神官)의 기능도 한다.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상담자 역할까지 한다.

“상쇠는 한 마을에서 실로 다양한 일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능을 겸비하고 사람들을 상담하고 마을의 대소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실질적인 마을의 리더가 바로 상쇠였던 것입니다.”

서울풍물굿회 대표인 저자 노수환 씨는 상쇠의 역할을 3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지휘자, 연희자, 상담자다.

▲지휘자

풍물굿이 시작되면 상쇠는 굿판을 책임져야 한다. 규모와 시간, 장소, 성격을 정하고, 사람들을 만나 행사해 대해 공유하는 게 상쇠가 할 일이다. 풍물판의 기획과 조정을 담당하는 지휘자인 셈이다.

그래서 집단 구성원들을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 성품과 기질에 맞게 배치하고, 믿음과 소신을 가지고 사람들을 키워내고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상쇠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원과 지지를 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연희자

상쇠는 지휘자에 걸 맞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부단한 연습은 필수다. 저자는 상쇠의 꽹가리 가락을 속은 비었지만 안쪽 면에 수많은 실이 붙어있는 대나통에 비유한다.

“상쇠의 꽹가리 가락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가락이 비어 있듯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을 만들어주는 무수한 가는 실처럼 겹가락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상쇠는 기술훈련을 통해 더 나은 상쇠로 거듭나야할 책무가 있습니다.”

▲상담자

상쇠는 마음이 따뜻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맺힌 한을 풀어주는 무당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알심‘이 있어야 한다. 알심은 전라도 사투리로 동료를 마음으로 챙겨주는 것을 뜻한다. 조직 내에 발생하는 오해와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 상쇠는 늘 귀를 열어두고, 남을 높여주는 예를 갖춘 상담자가 돼야 한다.

책은 풍물굿 문화 전반을 다룬다. 상쇠의 역할을 현대적인 리더십과 연결해 설명하는 점이 흥미롭다. 상쇠에 대한 미학적 접근 또한 볼만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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