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이런일이]19명으로 5천명을 물리친 전략가?
[책속에이런일이]19명으로 5천명을 물리친 전략가?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1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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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족의 전쟁족장 '제로니모', 미 공수부대 낙하병의 구호로도 불려

[북데일리] 가정을 해보자. A에겐 부하 19명이 있다. 반면 B에겐 5천명의 부하가 있다. 이 둘이 각각 부하를 이끌고 한 판 붙었다. 누가 이길까.

아마 대부분 B의 승리를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19명의 부하를 이끌고 5천명의 적을 물리친 남자가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 지도자 제로니모다.

제로니모는 20세기 아파치족의 전쟁족장이었다. 그는 용맹한 아파치족을 이끌고 30여 년간 미군과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다. 19명의 아파치 전투족과 함께 약 5천 명의 미국 군에 맞서,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치명적인 패배를 안겨준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미군에게는 악마와 동급인 공포의 대상이었다.

신간 <제로니모에게 배운다>(한스미디어. 2008)는 이런 제모니모의 삶에서 현대적 리더십을 찾는다. 저자는 리더십 전문가인 도날드 제롬 필더 박사다. 그는 현재 ‘제로니모 리더십 그룹‘의 회장이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제로니모는 여덟 명의 자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17세 때 결혼해 세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멕시코 군대의 약탈로 처와 아이를 모두 잃었다. 이후 그는 미군과의 전투에 나섰다. 유명해진 건 아리즈페에서 가족을 살해한 자들에게 보복을 가한 다음부터였다.

수십 년간의 전투로 용맹을 쌓아온 그는 1886년 9월 4일 투항했다. 당시 그의 나이 58세. 역사의 거센 물결을 온몸으로 끈질기게 받아냈던 그였지만 결국 역사는 인디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후 그는 플로리다, 앨라배마, 오클라호마의 여러 인디언보호구역을 떠돌며 22년을 더 살았다. 죽음은 쓸쓸했다. 그는 손수 만든 활과 화살을 팔고 돌아오는 길에 마차에서 떨어졌다. 때마침 내리던 비가 밤새 그를 덮쳤다. 자신의 투항을 늘 후회하고 비통해하던 영웅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기억했다. 영웅을 잊지 못한 사람들은 제로니모의 무덤 위에 거대한 콘크리트 독수리 모형을 올렸다. 비석에는 수많은 백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글자 ‘제로니모’ 하나만 새겨 넣었다. 제로니모라는 단어는 백 마디 설명보다 가치 있는 말이었던 셈이다.

지금 그의 이름을 가장 자주 부르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미국의 최정예 공수부대 낙하병이다. 그들은 뛰어내리기 전 힘차게 구호를 외친다. 바로 이렇게.

“제로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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