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오바마 당선' 1년 전 쪽집게 예측
[화제의책]'오바마 당선' 1년 전 쪽집게 예측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06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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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히코 교수 "뉴욕 금융재계가 오바마 밀었다"

[북데일리]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금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몰고 올 변화에 대한 기대로 들썩거리고 있다.

그런데 오바마의 당선이 이미 1년 전에 결정된 일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미국 시민의 의지와 상관없이, 재계의 큰 손들이 모여 만든 시나리오라면? 해괴한 ‘음모론’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독자가 적지 않을 터. 대체 누가 그런 주장을 하는 걸까.

주인공은 일본 도코하가쿠엔대학의 소에지마 다카히코 교수다. <예금봉쇄>와 <달러패권의 붕괴> 등을 집필하고, 미국 정치와 금융경제 분야에 날카로운 논평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오바마의 당선을 ‘예언’한 건 벌써 1년 전 일이다. 다카히코 교수는 한 강연회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주장을 공식화했다. 2007년 4월에 쓴 글로 신간 <연쇄하는 대폭락>(예문. 2008)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는 2008년 11월 4일이 투표일입니다. 따라서 2009년 1월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해서 선서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인물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모두들 아직 예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확실히 말합니다. 그것은 45세 흑인으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불과 3년 정도 경험한 버락 오바마라는 인물입니다. 그 버락 오바마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는 이 사실을 “2006년 11월 미국 중간 선거에서 오바마가 갑자기 얼굴을 내민 시기”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다카히코 교수는 잡지 ‘재계전망’ 2008년 4월호에서 “미국 중심부에서 정보를 얻었다”며 오바마 불패론을 외친 바 있다.

당시 글에 따르면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 시민들의 변화를 기대해서가 아니다. 뉴욕 금융재계가 오바마를 밀기 때문이다.

“오바마를 미는 데는 미국 재계, 그 중에서도 데이비드 록펠러를 필두로 하는 뉴욕의 금융, 석유재계인사의 의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어 다카히코 교수는 같은 글에서 일단 공화당의 승리는 힘들다고 전한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미국경제의 경기후퇴 진입이라는 심각한 상황에서 보아도 민주당 정권이 바람직하다”며 “긴축재정정책을 주장하는 공화당에 비해 공공사업 같은 정부지출의 확대를 기피하지 않는 민주당을 뉴욕 재계인사들이 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힐러리도 있는데, 왜 하필 오바마일까. 다카히코 교수는 “오바바는 흑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의 로스쿨을 수료했으며, 법률전문지 ‘하버드 로 리뷰’의 사상 최초 흑인 편집장을 지낸 오바마는 “피부색은 검지만 머릿속은 백인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따라서 미국 금융계를 주름잡는 백인들로선 오바마를 꺼릴 이유가 없다는 것. 또 오바마는 뉴욕 금융재계의 후원으로 성장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뉴욕의 금융재계에는 패트론의 전통이 있다.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에게 학생시절부터 장학금 등을 제공하며 키우는 후원자 전통이다. 정치가가 되고 싶은 인물은 정계로, 비즈니스 지망은 재계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젊은이들을 키워 각 분야에 심어놓는 시스템이다.-중략- 미국에서 정계, 재계, 법조계, 아카데미즘의 세계는 모두 이 특권층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오바마 자신도 그 일원인 것이다. 금융재계가 대통령을 미리 선출하기 때문에 국민에 의한 선거는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다카히코 교수는 대선 이후의 상황도 예측한다. 그는 “뉴욕 금융재계인사들도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며 부추기고 찬성한다”며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국가 채무증서인 미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 공공사업을 벌이고 감세를 실행할 것”을 예상한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이사회(FRB)가 미국채를 인수하고,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 미 재무성에 건네주면, 그 돈으로 복지정책과 공공사업을 시행한다는 게 그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다. 결말은 달러 가치의 하락에 따른 미국 국력의 쇠퇴다.

즉, 이번 미국 대선은 하나의 예정된 ‘쇼’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저자의 터무니없는 상상일까. 그러길 바라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향한 기대가 너무 커서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화제를 모았던 다카히코 교수의 ‘예언’이 얼마나 들어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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