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의 즐거움 알려주는 동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알려주는 동화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31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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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 찌르는 문장에 푸근하고 넉넉한 그림까지

[북데일리] 고전이 인류 역사가 만든 정수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정말?‘이라는 의문이 절로 든다. 고전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어서다. 오죽하면 ’누구나 그 가치를 인정하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 고전‘이라는 한숨 섞인 탄성이 나올까.

이런 요즘, 신간 <책 읽는 허수아비>(예꿈. 2008)는 여간 반가운 동화가 아니다. 한 허수아비가 고전을 읽고, 그 즐거움을 아이에게 전한다는 설정 때문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책에 별 취미가 없는 한 소년은 의문의 목소리에 끌려 허수아비 곁으로 간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허수아비 피트. 그는 놀라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책은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같은 고전이다.

우연한 기회에 고전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단숨에 그 재미에 빠져든다. 이후 허수아비는 도서관 사서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여행을 떠난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정곡을 찌른다. “이렇게 날씨도 좋은데 누가 책을 읽겠어? 바보들이나 읽으라지!”라는 소년의 외침. 요즘 현실이 자연스레 겹쳐진다. 또 이런 문장은 어떤가. 피트의 진심어린 조언이다.

“너도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고, 누구든지 만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어떻게 할 수 있냐고? 아주 쉬워. 그냥 편안한 자리를 찾아봐. 따뜻하고 아늑한 자리. 구석진 곳도 좋아.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책장을 넘기는 거야. 바로 책 속에 그 모든 게 들어 있거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메리 포핀스>, <피터 팬>, <타잔>, <오즈의 마법사> 등 각종 고전을 넘나들며 재미에 푹 빠지는 아이의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이걸 더해주는 건 캐런 힐러드 굿의 그림이다. 두텁게 덧칠한 색과 인물들의 장난끼 어린 표정이 푸근하고 넉넉하다.

이제 막 책읽기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에게 적합한 동화다. 부모들은 지갑 사정부터 살펴보고 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고전을 달라고 아우성 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진제공=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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