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히트한 책 '홈리스 중학생' 출간
일본서 히트한 책 '홈리스 중학생' 출간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27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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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품에 쩔은' 일본 유명 개그맨의 감동적인 자서전

[북데일리] 신간 <홈리스 중학생>(씨네21북스. 2008)은 배가 고파서 박스를 뜯어먹은 13살 소년의 이야기다. 아이의 이름은 타무라 히로시. ‘빈곤 개그’로 유명한 일본의 개그맨이다. 책은 그의 어린 시절을 담은 자서전이다.

저자가 박스를 뜯어먹은 사연은 기막히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종업식 날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아버지에게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삼형제를 일렬로 세워놓은 아버지는 뜬금없이 “해산!”을 외쳤다고.

“보는 바와 같이 무척 유감스럽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주세요...해산!”

한 마디로 집이 망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 느닷없는 아버지의 선포에 적잖게 당황했던 히로시는 곧 살길을 모색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오사카의 ‘마키훈 공원’이다.

홈리스 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먹을거리였다. 하지만 13살짜리가 뭘 할 수 있었을까. 그는 바닥에 널린 풀에 주목했다.

“일단 풀을 먹어보았다. 풀은 쓰고, 풋내가 나고, 맛도 없었다. 야채와 별 차이가 없을 텐데, 아무도 먹지 않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걸 하나하나 다 먹어보고 맛있는 풀의 정보만 남겨준 것이었다. 조상님들, 감사합니다. 풀만 먹는 날도 있었다. 풀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금방 질려서, 보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풀에 질린 그의 눈에 박스가 눈에 띄었다. 저자는 “어쩌면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박스를 뜯어 먹은 적도 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책은 궁핍했던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를 그러모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눈물만 짜내는 신파조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를 도와주는 친구들과 선생님,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이 감동을 준다. 고난의 기억을 유쾌하게 풀어쓴 유머 또한 볼거리다.

책은 2007년 일본 출간 당시 200만부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2007년 단행본 실적 부수 1위’, ‘2008년 상반기 가장 잘 팔리는 책’, ‘2008년 일본 이색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인기를 발판으로 만화판, 아동판이 출간됐고, 드라마, 영화로 제작됐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요즘, 쉽게 맡기 힘든 ‘사람 냄새’를 풍겨서 그런 인기를 누렸을 터다. 국내 독자들에겐 어떻게 다가올까. 한 개그맨이 전하는 인정미에 공감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씨네21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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