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연의테마동화]공주님들의 특별한 드레스
[신주연의테마동화]공주님들의 특별한 드레스
  • 신주연 동화전문기자
  • 승인 2008.10.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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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마술피리'... 그림책 또다른 볼거리

[북데일리]뭐가 떠오르시나요? 화려한 보석? 반짝이는 왕관? 아니면 멋진 왕자님?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누가 뭐라 해도 공주의 상징은 단연 '드레스'입니다.

드레스가 없는 공주.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많은 여자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주놀이를 하며 드레스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곤 합니다. 그 꿈을 키워주는 공주들의 특별한 드레스 이야기. 만나보실래요?

그림책 속 공주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감각을 지닌 이는 바로 <신데렐라>(2007. 비룡소)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신데렐라가 아니라 그녀를 변신시킨 요정의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요?

잘록한 허리가 돋보이도록 아래로 넓게 퍼지는 레이스 장식의 드레스는 잊어버리세요. 심플한 절개선으로 우아함을 살려주는 이브닝드레스가 있으니까요. 마치 패션지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단아하며 화려한 그녀의 드레스. 실제로 2008년 10월호 <보그>지를 장식한 프랑스의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의 새빨간 실크드레스와도 흡사합니다. 색깔은 다르지만요.

특이한 것은 드레스 뿐 만이 아니랍니다. 그녀의 머리를 보세요. 검정색 단발머리에 앙증맞은 왕관을 쓰고 있잖아요. 무조건 긴 머리를 고수하던 공주들을 떠올려보면 아주 독특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엔 러시아로 날아가 보겠습니다. <불새와 붉은말과 바실리사 공주>(2006. 시공주니어)에서 바실리사 공주를 만나볼 수 있거든요.

바실리사 공주는 사냥꾼에게 잡혀가 타국의 왕과 결혼할 위기를 맞습니다. 욕심많은 왕이 불새의 깃털을 바친 사냥꾼에게 상을 내리기는 커녕 공주를 잡아오라 명령한 탓이죠. 화가 난 그녀는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가져오지 않으면 절대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사냥꾼은 다시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붉은 말의 도움으로 웨딩드레스를 얻게되죠. 그런데 이 역시 평범한 드레스가 아니랍니다. 러시아 전통 의상이거든요. 로마노프 왕조 초기 황후들의 초상화를 살펴보면 바실리사 공주의 것과 흡사한 옷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국적인 느낌의 화려한 의상과 머리장식은 공주의 차가운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흰색이 주조를 이뤄 순수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죠. 하지만 황금색 자수와 반짝이는 목걸이가 혼례복다운 화려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한편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마술피리'를 그려낸 <타미노 왕자와 마술피리>(2006. 마루벌)에서도 색다른 공주의 의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마술피리는 독일어로 된 오페라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독일 전설과 민속극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떠나며 겪는 시련, 그리고 진실된 사랑이 주 된 줄거리입니다. 왕자와 공주, 새잡이 등이 등장해 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오페라로 완성되었죠.

이 오페라를 그림으로 펼쳐낸 <타미노 왕자와 마술피리>(2006. 마루벌). 이 책의 여주인공인 파미나 공주. 그녀의 의상 역시 새롭습니다. 얼핏 잠옷처럼 보이는 민무늬 드레스에 짧은 숄을 걸치고 있거든요. 그 흔한 목걸이도 레이스도 없습니다. 그녀는 분명 공주인데 어째서일까요? 궁금하시다면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의 유행을 알아보세요. 답은 쉬워집니다.

1780년대 상류층 여성들 사이에는 모슬린으로 만든 드레스가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얇은 모슬린으로 만든 심플한 드레스에 캐시미어나 실크 숄을 두르곤 했다는군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얇은 모슬린을 입다가 병을 얻은 여인들도 많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답니다. 그러고보면 파미나 공주 역시 유행을 크게 거스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 그림책은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미하엘 조바'의 작품입니다. 그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무대장치와 의상을 담당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아이들 스케치북의 공주가 늘 비슷비슷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면 무릎에 앉혀두고 이 그림책들을 보여주세요. 아이들 마음속에도, 그리고 그들의 그림에도 색다른 드레스를 만나 보실 수 있을 테니까요.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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