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취업카페 '취뽀'가 만든 취업가이드
[화제의책]취업카페 '취뽀'가 만든 취업가이드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23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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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회원들의 솔직한 고백과 현실적인 취업 정보의 조화 돋보여

[북데일리] 국내에는 두 종류의 구직자가 있다. ‘취뽀’를 아는 구직자와 모르는 구직자다. 취뽀는 회원수만 100만 명이 넘는 국내 최대 취업 정보 인터넷 카페 ‘취업 뽀개기’의 준말이다. 이곳에는 온갖 채용 정보와 취업 노하우, 구구절절한 구직 사연 등 취업에 관한 모든 것이 넘쳐 난다. 그 덕에 취뽀는 구직자들의 필수 코스로 통한다.

신간 <취업 상식 사전>(길벗. 2008)은 운영자 이필선, 박종현 씨가 이런 취뽀의 이름을 걸고 쓴 책이다. 경기침체로 취업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꽁꽁 얼어붙은 요즘, 구직자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될 만하다.

뚜껑을 열어보자. 일단 기본적인 취업 상식은 전부 갖췄다. 스펙 쌓는 법부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기, 면접 요령 등 필수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돋보이는 부분은 현실에 맞는 실용적인 정보다. 이를테면 저자는 대기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삼성물산과 국민은행, 포스코를 주목할 것을 권한다. 이 세 회사는 각 분야의 대표적인 입사전형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준을 잡기에 좋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인적성검사 등 거의 모든 회사가 삼성의 입사전형을 쫓아가고 있기 때문에, ‘삼성 중의 삼성’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물산의 채용 전형은 국내 사기업 전형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은행권은 국민은행의 전형을 기준으로 준비하면 크게 문제가 없다. 또 포스코는 공기업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기 때문에 공사나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이는 국내 저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조언이다. ‘학년별 스펙 쌓기 계획‘ 역시 스펙에 목을 매는 요즘 현실을 고려하면 알짜배기 충고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취업에 대비한 스펙은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학년별 미션을 제시한다.

▲1학년: 학점관리 시작+여러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경험
▲2학년: 어학 정복(어학연수 등)+복수전공 또는 부전공 선택
▲3학년: 희망 직종 선택+스터디 그룹 조직
▲4학년: 인턴십 경험+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채용정보 수집

취뽀를 이용하는 구직자들과 인사담당자들의 생생한 글 또한 <취업 상식 사전>의 강점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카페에 올라온 다양한 글을 선별, 곳곳에 배치해 신뢰도와 현장감을 높였다. 다음은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인 캔디캔디(카페 ID)가 직접 올린 글의 일부다.

“면접 와서 주위 사람들하고 금방 친구 되는 분들 있습니다. 분위기 이끌면서 인사팀 직원들한테 농담도 건네고 금방 싸이에 카페도 만들고. 이런 분들은 예의 주시하면서 수첩에 이름을 적습니다. 보수적인 대한민국의 대기업에서는 이렇게 너무 나서고 설치는 스타일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면접 와서는 약간의 긴장도 보이고 진지하게(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열심히 임하는 사람을 예리하게 고릅니다. 너무 시끄럽게 떠들고 긴장 하나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만큼 면접에 익숙한 것으로 봅니다. 즉 다른 회사에서도 무수히 떨어진 사람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대학 간판에, 낮은 토익점수, 평범한 학점. 이른바 ‘저질 스펙‘으로 60번 탈락했지만 ’불굴의 노력‘으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후기도 힘을 준다.

“설사 저질 스펙이라도 반드시 취업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그리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뭔지 잘 파악하고 있으면 분명히 길은 있습니다. 저 역시 60번은 떨어진 후에야 취업 뽀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구직자 여러분, 현명하게 길을 찾고 끊임없이 도전하셔서 반드시 취뽀하세요~!”

이런 솔직함과 현실적인 정보가 조화를 이뤘다.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몸살을 앓는다는 기사가 연일 올라오는 요즘, 가뭄의 단비 같은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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