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홍당무'와 맞먹는 경제학자 스티븐 랜즈버그
'미쓰 홍당무'와 맞먹는 경제학자 스티븐 랜즈버그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23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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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경제학', "성공하려면 예뻐져라"

[북데일리] 한 ‘못생긴’ 여자가 화제다. 영화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공효진)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툭하면 얼굴이 빨개진다. 이른바 안면홍조증이다. 여기에 촌티가 줄줄 흐르는 패션 감각은 그녀를 한층 더 ‘후져 보이게’ 만든다. 그 뿐인가. 시도 때도 없는 ‘삽질’로 민폐를 끼치곤 한다. 사람들은 이런 그녀를 왕따 혹은 찐따라고 부른다.

그래도 그녀는 씩씩하다. “이쁜 것들을 다 묻어 버리”고 싶지만 꾹 참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원래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외친다.

이런 그녀의 절규에 ‘맞아, 맞아’라며 맞장구를 칠 사람도 많을 터. 여기 한 명 더 추가한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스티븐 랜즈버그다. 그는 신간 <발칙한 경제학>(웅진지식하우스. 2008)에서 양미숙의 외침을 거든다. “성공하려면 예뻐져라”고.

책은 영화보다 더 노골적이다. 그는 “아름다움이 보상을 받는 만큼 추함은 불이익을 받는다”며 구체적인 숫자를 늘어놓는다.

책에 따르면 못생긴 여자는 보통 여자에 비해 5퍼센트 소득이 적다. 그런데 실제로는 더 비극적이다. “못생긴 여자는 노동시장에서 아예 제외되는 경향이 있어 통계치에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몸매와 관련한 잔인한 연구 결과도 있다. 그는 “심각한 비만 백인 여성의 경우 30킬로그램의 감량은 대학 1년의 학력이나 직장 3년의 경력이 추가되는 만큼의 급여 인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성공하려면 얼굴 뿐 아니라 키 또한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에 키가 커야 한다. 자존감 때문이다. 저자는 “키 큰 고등학생들은 스스로를 리더로 여기는 생각을 터득하며, 성장이 멈춘 뒤에도 그런 사고 습관은 계속 남는다”며 “청소년기의 키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결혼시장은 어떨까. 여기서도 못생긴 여자는 불리하다. 남자는 외모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여자의 경우 “가장 못생긴 등급의 여자들은 가장 변변치 못한 남편을 맞는다”.

이쯤 되면 기분이 나쁠 독자도 적지 않을 터다. 하지만 저자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영화 속 주인공의 명대사와 맞먹는 폭탄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들이 가장 좋은 일자리와 가장 좋은 짝, 가장 많은 관심을 얻고 당신과 내게는 찌꺼기를 남긴다.”

영화와 책의 공통점은 이런 ‘솔직함+발칙함’이다. 여기에 책은 대담하고 꽉 짜인 논리를 더해 밀어 붙인다. “에이즈를 막으려면 더 많이 섹스하라”는 도발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올 가을, 책도 영화만큼 화제를 모을 수 있을까.

(사진=영화 ‘미쓰 홍당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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