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먹고 전장 누빈 바이킹 용사
'오줌' 먹고 전장 누빈 바이킹 용사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22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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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전쟁 세계사'...전쟁사 답지않은 유쾌발랄한 얘기

[북데일리] 용맹함의 상징인 바이킹 전사. 그 중에서도 ‘베르세르크’는 선봉에서 도끼를 휘두르며 적진을 헤집어 놓는 최정예 전사였다. 요즘으로 치면 해병대 수색대쯤 될까.

당시 이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신간 <전쟁 세계사>(뜨인돌. 2008)에 따르면 9~10세기 잉글랜드에서는 그들을 막기 위한 목책 요새를 대대적으로 건설할 정도였다. 이런 요새를 burgh라고 불렀는데, 영국 도시 이름에 붙은 접미어 ‘-burgh'는 여기서 유래했다.

“바이킹은 일단 육지에 상륙하면 베르세르크가 앞장서서 적진을 흐트러뜨렸고, 이후 본대가 돌격하는 식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p41)

베르세르크의 막강한 힘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하나는 복장이다. 베르세르크는 바이킹 무속 숭배자로 곰이나 늑대의 가죽으로 만든 털옷을 입었다. 이들은 이런 옷이 짐승의 혼이 내려와 전투력을 높여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무리 종교적 신념이 강해도 창칼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갑옷도 입지 않고 뛰어다니기란 쉽지 않았을 터.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저자 김성남은 약물복용을 힘의 근원으로 꼽는다. 그는 “바이킹은 광대버섯(파리버섯)의 일종인 아마니타 무스카리아를 간접 복용했다”며 “이 버섯을 순록에게 먹이로 주고, 그 버섯에 함유된 흥분제 암파테민을 순록의 소변을 통해 섭취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암파테민은 강력한 흥분제로 복용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또 반사신경이 빨라지고, 피로와 통증에 둔감해진다. 한 마디 순록 오줌을 먹고 미쳐 날뛰었다는 말이다. 상상해보면 오싹한 이야기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래처럼 유머를 곁들여 설명한다.

“머리는 산발로 풀어헤치고 키가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거구들이 흥분제, 다시 말해 뽕에 취해 눈에 시뻘겋게 핏발이 선 채 전속력으로 달려와 사람 머리만큼이나 큰 도끼를 미친 듯이 휘두른다고 생각해 보라. 누가 감히 그 앞으로 나아가 싸울 마음이 나겠는가? 결국 앵글로색슨의 왕들은 이들에게 제발 약탈을 하지 말라고 돈을 주며 통사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p45)

이처럼 책은 전쟁을 키워드로 세계사를 둘러본다. 특징은 전쟁사답지 않은 유쾌하고 발랄한 설명이다. 딱딱하거나 지나치게 심각한 표현은 쏙 뺐다.

이는 소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머릿수와 힘만 믿고 싸우는 재래식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기관총’,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도 스텔스가 존재했었다?’,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는 것은 적대국이었던 영국의 출판업자와 신문이 퍼뜨린 악성루머였다?’ 등 톡톡 튀는 소제목이 가득하다. 가볍게 들춰볼만한 대중 역사서다.

(사진제공=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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