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노벨상 후보 오츠의 신작
단골 노벨상 후보 오츠의 신작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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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장이의 딸', 폭력의 일상성과 소수자의 차별 문제 고발

[북데일리] 미국의 대표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신작이 출간됐다. <사토장이의 딸 상, 하>(아고라. 2008)다.

오츠는 노벨문학상 발표 즈음이면 늘 후보로 언급되는 작가다. 올해도 변한 없이 그녀의 이름이 거론됐다. 1964년 등단한 오츠는 지금까지 소설,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100여 권의 책을 써왔다. 그 중 1970년에는 <그들>로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사토장이의 딸>은 그녀의 36번째 장편소설이다. 실제 사토장이의 딸이었던 할머니의 삶에서 모티브를 따 구상한 작품이다. 여기서 사토장이는 무덤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소설에서 사토장이는 주인공 레베카의 아버지 제이콥 슈워트의 직업이다. 슈워트는 수학교사로 일하다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방인이다. 낯선 그곳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매일 무덤과 뒹구는 사토장이밖에 없었다.

불행은 신분 몰락에만 그치지 않는다. 외부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라는 더 큰 고통이 슈워트 가족을 괴롭혔다. 분별없는 폭력과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린다. 가족은 늘 “유대인! 사토장이! 독일놈!”이라는 고함을 들어야 한다.

소설은 이런 삶에 지친 레베카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렸다. 그런데 그 갈아 험난하다. 남편 티그너의 거친 폭력, 이방인을 내치는 사회, 부와 지식을 가진 자들의 우월감 등 유무형의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레베카는 생의 끈을 놓지 않고 부단히 옮겨 다닌다. 생존과 정착을 위해 도망가고, 방황한다.

작가는 이런 레베카의 삶과 그녀가 만나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폭력의 일상성을 고발한다. 또 차별받는 소수자의 문제를 짚는다. 노작가의 원숙한 기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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