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15세 소녀로 살아왔죠"
"나는 늘 15세 소녀로 살아왔죠"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0.16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 동화작가 64세 수지 모건스턴 "늘 마음 여세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읽을까요?”

[북데일리] 세계적인 동화작가 수지 모건스턴이 학부모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 때마다 그녀는 늘 반문한다. “그러는 부모는 책을 얼마나 읽냐”고.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시간이 없어서 거의 못 읽어요.”

그러면 그녀는 다시 이렇게 묻는다.

“TV 볼 시간은 있겠죠?”

15일 한국을 찾은 모건스턴이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위한 첫걸음으로 부모의 솔선수범을 꼽았다. 오전 11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녀는 “책 읽는 즐거움을 부모들이 보여줘야 한다”며 “독서를 강요하기 전에 먼저 읽을 것”을 강조했다. 즐거움은 전염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따라 읽는다는 이야기다.

수지 모건스턴은 <조커>(문학과지성사. 2000), <중학교 1학년>(바람의아이들. 2004),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웅진지식하우스. 1997)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동화작가다. 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2005년 프랑스 문화부가 주는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날 그녀는 하트모양의 선글라스에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기자간담회에 나섰다. 1945년생인 그녀의 나이를 생각하면 파격적인 옷차림. 하지만 그녀가 내내 보여준 활기찬 모습은 나이를 의심케 했다.

“나는 늘 15살 소녀 때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아이가 아닌 적이 없어요. 요즘은 어른들을 위한 작품을 쓰고 있는데, 쓸 때 마다 내가 진짜 어른이 아니라는 걸 느낍니다.”

사실 이런 젊은 감각은 모건스턴의 작품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 그녀다. 비결이 뭘까.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인생이 여러분을 데려가는 쪽으로 따라가면 됩니다.”

얼마 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르 끌레지오와의 친분이 있다는 말에 자연스럽게 그와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졌다. “같은 동네(니스)에 살기 때문에 산책할 때나, 콘서트 보러가서도 자주 본다”는 그녀는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자신이 작가는 말을 못했다고.

“<해리포터>가 나오기 전까지 아동작가라는 말을 못했어요. 아동 도서에 대한 인식 별로 좋지 못했거든요. 동료들도 내가 글을 쓰는 걸 몰랐죠. 르몽드지에 크게 나기 전까지 그랬어요. 그래서 처음엔 음악 이야기만 나눴어요.”

모건스턴이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한 건 아이를 키우면서다. 대학교 교수직까지 겸하는 걸 감안하면 쉽지 않은 일.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글을 썼을까.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다. 그녀는 “항상 글을 써왔다”며 “밤에 글을 쓰는 건 물론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등에 걸리면 그 짧은 시간에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원한다면 길은 있기 마련”이라며 “열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지만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학교에 대해서는 분노가 크다. 아이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턴은 그런 학교 교육이 “문학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만든다”며 “아동 문학이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내 임무는 즐거움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건스턴이 밝힌 포부다. 이번 방한에서 그녀가 16일 즐거움을 전해 줄 곳은 서울 영훈초등학와 경기도 교육청 강연회다. 이어 17일에는 국내 아동작가들과 좌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18일, 19일에는 사인회와 각종 도서관 강연회가 있을 계획이다.

한편 이번 행사는 프랑스대사관 주최로 진행됐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비룡소, 웅진지식하우스, 바람의아이들이 공동 후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