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첫 날 찾은 경희궁.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주부와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더러 보였다. 30~40대 직장인은 적었다. 근무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 사이에 행사가 열린 탓이다.
각종 프로그램은 책 읽는 거리, 책 놀이 공원, 북클래식 카페 3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 중 저자와의 대화, 책읽어주는 시장님 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책 놀이 공원이 가장 북적였다.
이날 저자와의 대화에는 소설가 정수현, 은희경, 한승원, 이어령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나섰다. 11일과 12일에는 소설가 백영옥, 전아리, 김형경, 김훈, 박범신,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독자들과 만났다.
책 읽는 거리에는 책 나눔 이벤트 ‘북크로싱’과 분야별 도서 전시회인 ‘책의 향연’, 서울 내 도서관을 홍보하는 ‘우리동네, 우리 도서관’이 마련돼 참가자들을 반겼다.
북클래식 카페에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클래식 음악 공연, 태권도 시범, 생활 속의 책 강연 등이 연이어 벌어졌다. 한 쪽에서는 ‘독서골든벨퀴즈대회‘가 열려 시민들의 흥을 돋우었다.
이번이 첫 회인 서울북페스티벌은 별 무리 없이 막을 내렸다. 특히 도심에서 한 발자국 벗어난 궁궐과 책의 만남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책을 둘러 싼 파란 하늘과 궁궐 특유의 곡선, 선선한 가을바람, 옅은 풀 향기는 참석자라면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터다.
관람시간 또한 개선해야 할 점이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직장인이라면 근무 중, 학생들은 수업 중일 때다. 이들의 경우 금요일과 업무가 있는 토요일에는 관람이 어렵다. 시민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위해 시간을 조금 늘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한편 이번 서울북페스티벌은 서울시와 (사)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