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시켜준다면 사장님 첩이라도?
취직 시켜준다면 사장님 첩이라도?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3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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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 눈물담은 사연 모음집...'충격과 허탈함'

[북데일리] 이태백,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신조어다. 이들의 한 맺힌 절규를 가감 없이 들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대통령에게 드리는 이태백의 절규>(진영사. 2008)다.

엮은이 이효상은 인터넷 백수카페 ‘익명 게시판’에 실린 글 수천 편 중 200여 편을 뽑아 묶었다. 속으로 삭히다 밖으로 끄집어낸 이야기 하나하나에 한숨과 눈물이 배어 있다. 몇 개 소개하면 이렇다.

“괜찮은 회사에 다니시는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 분이 저더러 자기 세컨드가 돼주면 회사에 넣어주겠다고 제안을 하는데 솔직히 너무도 흔들립니다. 평소에 너무나 들어가고 싶던 곳이고 저는 돈보다 명예 때문에 들어가고 싶거든요.”(세컨드?를 해서라도...)

실력자의 첩이 돼서라도 취업을 하고 싶다는 한 여성의 글은 충격적이다. 아마 어른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분노할 것 같다. 정말 그럴까. 과장은 있겠지만, 현실은 그런 유혹에 흔들릴 정도로 암울한지 모른다. 

눈물어린 사연도 가득하다. 곧 아이 아빠가 되는 한 남성은 취직 못해 울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며 비통해한다.

“아내는 임신중이라 먹구 싶은 것이 많을 텐데...제 눈치만 보고...그냥 매일같이 참습니다...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합니다...이렇게 내 자신이 무능하다니...힘드네요...울고 싶네요...하지만 울 수가 없네요...아빠가 되기 때문에...한 가정의 가장이 되기 때문에...울 수가 없네요...”(이제 곧 아기 아빠가 됩니다. 남자로서 울 수가 없네요...)

돈이 없어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만들어 달아드린 사연이나, 얼른 취직을 해서 어머니를 쉬게 하고 싶다는 사연 등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는 특히 절절하다.

“작년에 공무원 공부할 때 카네이션을 100%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 달아드린 나는...올해에 더 이상 같은 짓을 할 수 없었다. 아직 그 종이 카네이션이 엄마 화장대에 있어서.”(어버이날인데 참~ 면목없네...)

“저의 어머니는 아직도 직장을 다니시져...나이 51살...직장은 어느 회사 공장...-중략- 어서 취업이 되어, 어머니를 쉬게 하고 싶은데...키도 작아서, 더 이상 힘도 없는 어머니에게 오늘도 짜증과 반찬투정에 용돈 벌리는 저의 입과 손이 너무나 부끄럽네여...”(어서 취업이 되어, 어머니를 쉬게 하고 싶은데...)

모두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다. 논리는 없고, 거칠고 투박한 어지러운 문장들이다. 그러나 화려한 수사를 동원한 어떤 글보다 가슴에 와 닿는다. 감정 그대로를 솔직하게 뱉어낸 글이기 때문이다.

한편 책은 2부에서 ‘대한민국 실업극복 프로젝트 100만 명 일자리 찾아주기 운동’을 제안한다. 엮은이는 ▲취업의 거리 프로젝트 ▲100만인 취업지원센터 프로젝트 ▲백수자원봉사단 프로젝트 ▲취업사랑방 ▲세계 최대 취업테마파크 단지 조성 등을 제시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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