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헛된 명예욕에 일침
인간의 헛된 명예욕에 일침
  • 윤주은 시민기자
  • 승인 2008.09.29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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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북데일리] 1992년에 발표 된 <마지막 거인>(디자인 하우스,2002)은 저자 프랑수아 플라스를 전세계에 작가이자 삽화가로 널리 알리는 행운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책은 모국인 프랑스에서 청소년 잡지 리르 오콜레주의 대상, 어린이 전문 서점과 도서관 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하는 마법사상 등 각종 상을 수상하는 것은 물론 벨기에 비평가들이 주는 최우수 어린이 그림책상, ,미국 헝그리 마인드 리뷰상, 독일의 라텐팡거상 등을 안겨줬다.

저자는 청소년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지 못하고 자신을 낳아 준 자연을 파괴하며 살육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인간의 사악한 이기심을 준엄한 비판정신으로 보여줌으로서 많은 성인 독자에게 더 큰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우연히 한 노인으로부터 ‘거인의 이’를 사게 된 지리학자가 ‘거인족의 나라’를 찾아 탐험길에 오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침내 주인공은 ‘거인의 나라’에 다다라 거인들과 열달동안 깊은 우정을 나누고 헤어지게 되지만 새로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학자로서의 사명감과 명예욕으로 거인의 나라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로인해 주인공은 유명해지고 돈도 벌게 된다. 그러나 다시 떠나는 여행길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써낸 책이 거인들을 이 세상으로부터 영원히 사라지게 만든 예기치 못한 일을 확인하게 된다.

‘그들은 가장 아름다운 그네들의 비밀과 배반당한 우리의 우정도 함께 가지고 떠났습니다.’
‘별을 꿈 꾸던 아홉 명의 아름다운 거인과 명예욕에 눈이 멀어 버린 못난 남자, 이것이 우리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라고 뒤늦은 후회로 오열하는 귓전에 익숙한 그러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거대한 자연도 인간이 그들만의 잣대로 ‘창조’의 명분을 내세워 파괴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에게나 불감증과도 같은 사실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오늘날 다시 한번 <마지막 거인>은 우리를 무거운 사색에 젖어들게 한다.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명예욕과 분별없는 우월감의 표출로 소란스러운 공간. 그곳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넘어 생의 마침표를 찍게 하는 폭언들로 거인을 죽인 이기적 문명처럼 공포를 느끼게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리가 새로이 꿈꾸며 가꾸어 나가야 할 아름다움과 평화를 위해 차라리 경건한 침묵을 지킬 수는 없을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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