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다른 결혼' 속살 엿보기
'국적 다른 결혼' 속살 엿보기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26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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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방송내용... "다문화 가정도 우리 이웃"

[북데일리] 다문화 가정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KBS1 '러브인아시아‘의 방송 내용을 엮은 <가족愛(애)탄생>(순정아이북스. 2008)이다.

러브인아시아는 2005년 11월 5일 첫 방송된 이래, 지금까지 100회를 넘긴 프로그램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픔, 상처, 사랑, 희망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순항 중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각각 인연과 사랑, 이해와 정착, 용서 그리고 희망찾기, 소통-제작진이 바라 본 러브인 아시아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중 누구나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부분은 1부다. 국적이 다른 남녀의 애끓는 사랑이 한없이 아름답다. 티베트 출신 치미(34) 씨와 이미순(41) 씨의 사연을 보자.

결혼 전 치미 씨는 인도의 승려였다. 5살 때 불교에 입문에 15년간 수행에 전념하다, 여행온 이 씨를 만났다.

처음 둘은 사랑에 빠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치미 씨의 달변과 이 씨의 천진한 아름다움은 첫 만남부터 서로 호감을 갖게 만들었고, 여행 중 몇 번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씨는 한국의 여행객. 계속 만날 수는 없었다. 이 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주소를 알려줬고, 둘은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서 편지는 쌓여갔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도 커졌다. 어느새 편지 첫머리는 ‘사랑하는 나의 치미’, ‘보고 싶은 나의 미순’으로 바뀌었다.

치미 씨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15년간의 수행 시간을 헛되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평범한 남편으로의 삶도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사랑의 힘은 고뇌를 뛰어넘었고, 그는 한국으로 향했다. 이 씨는 그에게 “나를 만나서 당신 인생이 더 불행해지면 어떡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치미 씨는 이렇게 답했다. 프로포즈였다.

“부부는 억겁의 세월을 거쳐야만 비로소 만나게 되는 인연이래요. 당신과 나는 그 억겁의 세월을 몇 번이고 거쳐 만났을 겁니다. 그래서 당신은 제 운명입니다.”

이후 둘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5년 후에야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 정식으로 혼인을 치뤘다. 지금은 7살 난 딸 성아와 오순도순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라서 더 특별하지는 않다. 우리네 삶처럼 상처입고,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결국 똑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방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그들을 바라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다문화 가정 역시 우리의 이웃이라는 사실. 책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다.

“제작진은 지난 4년간 ‘러브 인 아시아‘를 만들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국제결혼가정의 주인공들이 이 땅에서 바라는 것은 ’편견 아닌 배려‘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들의 바람은 그저 보통 이웃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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