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던보이', 소설로 읽는 재미
영화 '모던보이', 소설로 읽는 재미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2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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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개정판 출간... 영상과 활자 비교해볼만

[북데일리] 10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모던보이’의 원작 소설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개정판이 출간됐다. 이지민의 장편소설 <모던보이>(문학동네. 2008)다.

개정판은 제목부터 바뀌었다. 영화 제목을 전면에 앞세웠고, 원 제목은 부제로 옮겼다.

디자인 역시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탈피, 화사하게 꾸몄다. 분홍색 배경에 담배를 쥔 세련된 여성의 뒷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지민 작가는 책을 통해 “한결 쉽고 알맞은 제목을 달고서 세상에 다시 나왔지만 소설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나는 늘 이 소설과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뭐랄까. 다시는 갈 수 없는 여행지를 떠올리는 일조차 안타까워 그냥 잊어버리려는 사람처럼 말이다. 한동안 그러한 심정으로 지냈는데 얼마 전부터는 조금 편안해졌다. 수수께끼를 푼 기분이랄까.”

<모던보이>의 큰 재미는 인물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영화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이해명은 총독부에서 줄긋는 일을 한다. 그걸 애국이라고 여기며 열심히 산다. 

식민지 조국을 구하지는 못할망정, 총독부에서 일하는 게 무슨 애국일까. 거기엔 사연이 있다. 그는 재수가 없어, 나가는 곳 족족 망한다는 점괘를 믿는다. 총독부는 결국 망한다. 따라서 총독부에서 일하는 건 분명 독립 운동이다.

김혜수가 맡은 ‘모던 걸’ 조난실도 독특한 인물이다. 그녀는 이해명을 속여 그의 돈을 털고, 자신의 밀린 집세까지 떠넘기는 파렴치한이다. 이해명은 그녀를 잡기 위해 수소문을 하는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먼저 그녀의 이름이 10개가 넘었다. 게다가 남편은 테러 박이라는 이름의 테러리스트였다. 그녀의 직업 또한 허를 찌른다. 난실은 ‘이십세기모던이미지댄스구락부’, 다른 말로 ‘사애단’이라 부르는 지하 독립운동 테러단체의 수장이다.

책은 2000년 제5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제는 수상 경력보다 영화의 원작 소설로 더 유명해질 듯싶다. 영화를 볼 계획이 있는 독자라면, 먼저 읽고 비교해 보는 재미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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