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이런일이] 피타고라스가 종교집단 교주?
[책속에이런일이] 피타고라스가 종교집단 교주?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2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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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수학자들, 엉뚱하고 흥미로운 개인사

[북데일리]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 그의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수학자?

정답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는 종교집단의 교주이기도 했다. 그냥 교주가 아니다. 요즘 말로 하면 사이비 종교집단의 교주였다.  신간 <불완전한 천재 수학자들>(살림Math. 2008)의 저자 모리 쓰요시의 주장이다. 학창시절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수학의 대가 이력치곤 황당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오니아 출신의 피타고라스는 이탈리아로 건너가 자신의 교단을 만들었다. 거기에는 여느 종교집단처럼 금기가 있었고, 신비주의 색채도 띄었다. 교주 피타고라스에 대한 전설 또한 있었는데, 실로 웅대했다.

먼저 그의 화려한 여행 경력이다. 책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신을 모시는 자”와 함께 전세계를 여행했다. 이 뿐만 아니다. 종교적, 철학적 ‘거성’과 토론을 벌였다. 대상은 석가모니였고, 토론 주제는 윤회사상이었다.

금기 목록은 조금 엉뚱했다. 당시 피타고라스 교단은 쇠 냄비 사용과 콩을 먹는 걸 금기했다고 한다. 콩을 못 먹게 했던 이유는 “원의 중심 대칭성에 유래하는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콩이 원과 달리 울퉁불퉁하게 생겨 조화롭지 못해, 경시 했다는 뜻이지 싶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피타고라스 사후의 일이다. 고대 로마의 작가 루키아노스는 세계를 여행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닭'을 만났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루키아노스가 물었다. 그러더니 닭이 한탄했다.

“나는 다시 태어난 피타고라스다. 예전에 콩 먹는 일을 금지했더니 이제는 콩을 먹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슬프도다. 꼬꼬댁 꼬꼬.”

책은 이처럼 위대한 수학자들의 개인사를 다룬다. 수학을 몸 바쳐 사랑하다 눈을 잃은 오일러, 평생 머더콤플렉스에 시달렸던 뉴턴, 꿈속에서 인도 여신에게 수학을 배웠다는 라마누잔, 수학을 하기 위해 점성술로 돈을 벌었던 케플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수학자 러셀 등이 주인공이다.

천재와 신은 동급이 아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수학자들이지만 일상에선 완벽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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