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왜 우리는 '천국 같은 직장' 없을까
[화제의책] 왜 우리는 '천국 같은 직장' 없을까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17 0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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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직 원인 분석...경영진이 읽어볼 책

[북데일리] 기업의 하반기 공채가 한창이다. 구직자들에게는 즐거운 소식이지만 기업에서는 난감한 때이기도 하다.

이직 때문이다. 최근 국내 이직률은 높은 편이다. 신입사원의 경우 특히 그렇다. 지난 7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첫 직장에서의 평균 근속연수는 20개월. 취직한지 2년도 채 안 돼 직장을 옮긴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면 수락하겠다고 답변한 조사결과도 있다. 이직을 트렌드처럼 여기는 요즘이다.

직장인들이 이직을 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경력, 높은 연봉, 안정성을 찾아 직장을 바꾼다. 권위적인 기업문화가 싫어서 새로운 일터를 쫓기도 한다.

반면 기업들은 떠나려는 사원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회사 채용일정을 탐색해 아예 시험 자체를 못 보게 만든다. 소속감을 높이려는 시도도 여럿 보인다. 각종 이벤트로 감동을 주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기업입장에서는 모두 적절한 조치다. 단, 언 발에 오줌누기격의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신간 <신뢰받는 기업의 조건>(좋은책만들기. 2008)은 참고해볼만하다. 책은 우리나라 일터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다양한 성공사례를 제시한다.

저자는 박재림, 경제지 기자로 9년간 근무했고, 현재는 엘앤아이컨설팅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GWP)'을 구현하기 위한 변화관리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그는 국내 일터문화를 ‘불신’이라는 한 단어로 일축한다. 조직 구성원끼리 서로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4대 개선과제로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과정과 절차의 무시 ▲팽배한 몰염치 의식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꼽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그린 존’의 일터문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그린 존이란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높고 직원들이 일을 통해 추구하는 지향점, 즉 조직의 지향점이 원대한 비전과 가치로 모아지는 곳을 뜻한다. 한 마디로 신뢰와 가치가 넘치는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존경받고, 장수하는 초일류기업들의 일터문화가 그린 존에 위치한다. 포천 100대 기업이 그렇고, 한국경제신문이 2002년부터 뽑고 있는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 수상 기업이 그렇다.

이 중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로 선정된 기업의 공통점을 보면 더 명확한 답이 보인다. 공통점은 ▲작은 것을 지킨다 ▲가족은 준사원이다 ▲직원을 존중한다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 준다 ▲활력이 넘친다 ▲봉사하는 보람을 갖게 한다 ▲작은 배려로 큰 만족을 이끌어낸다 ▲자기계발을 지원한다 등이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건설사업관리 전문회사 한미파슨스의 김종훈 사장의 목표 중 하나는 “한미파슨스를 직장인의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제도가 있다. 먼저 안식휴가제도다. 한미파슨스에는 직원으로 10년, 임원으로 5년 이상 근무하면 안식휴가 대상자가 된다. 안식휴가는 2개월이며 유급이다.

장학금 혜택 역시 눈길을 끈다. 한미파슨스는 자녀 수에 관계없이 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직원들은 매주 목요일 5시면 의무적으로 퇴근해야 한다. 자기계발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이날 직원들은 각자 가입한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한 달에 한 번씩 회사가 마련한 특강을 듣는다. 물론 모든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전 직원이 매월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사회활동기금은 직원들의 급여 중 1퍼센트와 그 금액의 두배를 출연하는 회사 돈으로 충당한다.

물론 모든 회사가 한미파슨스처럼 할 수는 없다. 비용 때문이다. 하지만 꼭 큰 비용을 안 들이더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신뢰받는 일터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 즉 상급자가 약속을 철저히 지키거나. 직원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마음가짐은 돈이 들지 않는다.

경영진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경영 일선이 아니더라도 두루두루 권할만하다. 신뢰받는 일터문화, 결국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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