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에 감동
삶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에 감동
  • 북데일리
  • 승인 2005.06.2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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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작가 미치 앨봄이 첫 장편소설 `에디의 천국`(세종서적)을 들고 나왔다. 죽음을 맞이하는 옛 스승과의 마지막 수업을 담은 에세이 `모리와~`로 전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의 작품인 만큼 기대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이를 증명하듯, 책은 이미 출간 전 예약판매로만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으며, 책이 나온지 1주일 만에 150만 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유명 온, 오프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를 석권하고 있을 정도.

에세이스트뿐 아니라 소설가로서 탁월한 역량을 확인해준 이 작품은 초라한 정비공의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있다.

어느 날, 바닷가 쇠락한 놀이공원(루비 피어)에서 놀이기구가 고장나 추락한다. 놀이기구 정비공 하나가 놀이기구 아래에 있던 위기일발의 소녀를 구하려다 숨을 거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삶. 여든 세살 생일날 죽음을 맞이한 이 정비공 에디는 천국에서, 다섯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의 원제가 `The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인 것은 바로 이 점 때문.

이전까지 에디는 고독하고 우울했으며, 그저 그런 모래알 같은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상처로 얼룩지고, 금가고 조각난 삶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에디의 삶을 아름답고 소중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인가. 이게 바로 이 책이 주는 메시지의 포인트다.

에디가 만난 다섯 사람 중엔, 예컨대 제2차 세계대전때 자신을 평생 불구자로 만든 상사도 포함되어 있다. 에디는 그를 만나고 난 후 비로소 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기 위해 일부러 다리에 총을 쏘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는 우리의 삶이 수많은 오해와 선입견들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하지만 우리가 증오하던 것에서 진실을 알았을 때의 감동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이다. 에디가 그러했다.

다섯 사람이 말하는 교훈은 인연과 희생과 용서, 사랑과 또다른 시작이다. 에디가 만난 사람중의 한 명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분노를 품고 있으면 독이 돼요. 흔히 분노를 상처를 준 사람들을 공격할 무기라고 생각하지만, 증오는 양날을 가진 칼날과 같아서 휘두르면 자신도 다쳐요. 용서하도록 해요. 놓아버려요."

이들과의 만남으로 비로소 에디의 조각난 삶은 하나로 복원되며 온전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독자들은 에디 인생의 파편들을 짜맞추는 과정을 통해 의미없이 지나쳐 버리는 삶의 한 순간 한 순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따라서 바로 이 점이 의미를 찾을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천국을 만들어가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바쳐진 감동의 헌시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주인공 에디는 마지막으로 `또다른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한 소녀로부터 “아저씨는 루비 피어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었어요. 아저씨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해주니까. 그리고 나한테도 잘해주니까. 거기가 바로 아저씨가 있어야 될 곳이었어요."라는 말을 듣는다. 이를 통해 에디는 고독과 우울에 쌓여 지옥과 같았던 놀이공원이 바로 자신에게는 천국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작가가 책을 통해 주려는 메시지를, 이해인 수녀님의 입을 빌면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세상에서 우리는 고통과 갈등 속에 얽혀 있지만 서로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는 사랑의 가족이라는 것, 남과 화해하는 일 못지않게 자신과 화해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 죽음을 깊이 이해할수록 삶을 더 가까이 이해하는 놀라움을 체험하게 된다. 이 책의 아름다운 힘에 충전되어 우리 모두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또 하나의 행복한 에디가 되었으면 좋겠다." [북데일리 제성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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