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오르한 파묵 '책은 은밀한 행복으로의 초대'
[30초 책읽기] 오르한 파묵 '책은 은밀한 행복으로의 초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10.27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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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색들> 오르한 파묵 지음 | 이난아 옮김 | 민음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내게 독서란 텍스트가 설명하는 것을 이성의 극장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읽고 있는 텍스트에서 고개를 들고, 시선을 벽에 있는 그림이나 창밖 혹은 맞은편 풍경으로 돌린다고 하자. 하지만 이성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전에 읽었던 다른 세계를 재현하느라 바쁘다.

작가가 상상한 다른 세계를 우리가 보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가동해야 한다. 이 역시 우리를 읽고 있는 텍스트, 다른 행복한 세계의 외로운 독자가 아니라 그 일부이며, 더욱이 창조자이기도 하다는 느낌을 주면서 은밀한 행복으로 초대한다. 독서를, 좋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은밀한 행복이다. <다른 색들>(민음사.2016) 중에서.

오르한 파묵의 은밀한 행복은 독서다. 그는 좋은 문학 작품을 읽는 행위를 통해 작품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 때론 창조자가 되고 그 일부가 되면서 외로운 독자라는 타자의 자리를 탈피해 책을 탐미하는 것.

그는 우리가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이유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다른 세계를 넣고 다니기 때문이라 말한다. 독서의 이유가 도피성이든 과시성이든 자아 발견용이든 책이 또 다른 세계라는 사실이 우리를 독서에 얽매이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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