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의 얼굴로 읽는 '서울'
서울 사람들의 얼굴로 읽는 '서울'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7.1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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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공간, 독특한 시선

[북데일리]<서울 사람들>(생각의나무. 2008)은 얼굴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고 어떤 생물학적, 관상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얼굴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저자 장태동이 주목하는 건 서울에 사는 보통 사람들. 이들의 얼굴에 스며든 주름과 웃음, 눈빛을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을 읽어낸다.

이 작업에 동참한 사람들이 있다. 시인 강정, 사진가 김녕만, 여성학자 박혜란, 사학자 정숭교, 건축가 조인숙, 사회학자 홍성태 등이다. 이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서울 사람들의 얼굴을 살핀다. 이때 개인적인 추억이나 인문학적 고찰을 버무리기도 한다.

중심 필자 장태동은 부지런히 발을 놀린다. 서울 구석구석을 들춰보고 사람들을 만난다. 우뚝 선 첨단 빌딩, 문화와 예술이 넘실대는 거리, 흙내 나는 놀이터, 울퉁불퉁한 골목 등 서울 곳곳을 누비며 얼굴을 담는다. 그래서 책의 반절 정도는 사진, 그것도 사람들의 얼굴로 채워져 있다.

모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법한 풍경과 얼굴들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서울이 맞나’ 싶을 만큼 새롭게 다가온다. 독특한 시선 때문이다. 저자는 대도시 서울의 풍경을 담지 않았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서울을 그렸다. 그래서 사진에는 인간미가 흐른다.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서울에서 3대째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부터 지방에서 올라와 꿈을 펼치는 젊은이까지 다양하다. 이중 서울 토박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울의 옛 모습을 회상한다.

“고 회장의 기억에 따르면 서울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부터 장국밥을 먹었다. 1960년 이전까지 서울에서는 장국밥이 대세였다. 장국밥 위에는 양지머리를 삶아 만든 편육과 대파를 끼운 꼬치가 얹혀졌다. 장국밥은 조선간장을 넣고 끓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 시내에 ‘서울탕반’이라는 집이 장국밥으로 유명했다.”

춤을 위해 김천과 대구를 거쳐 서울에 정착한 김태훈 씨의 포부도 들을 수 있다.

“빌딩 숲 도심에서 플라멩고 공연이 열리고, 푸른 자연 속에서 플라멩고를 출 수 있는 것도 서울을 플라멩고의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그의 꿈이 담긴 생각들이다.”

책은 ‘서울 시민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꼭 정답은 아니더라도 만족할 만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서울에 사는 독자라면 스스로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 시민으로서의 나 자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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