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아빠의 마지막 편지 '죽어가는 내게 평생의 기쁨을 선물한 딸이었음을 기억해'
[삶의 향기] 아빠의 마지막 편지 '죽어가는 내게 평생의 기쁨을 선물한 딸이었음을 기억해'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6.09.20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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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ㅣ 흐름출판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자신의 죽음을, 남편의 죽음을 앞두고 새 생명을 낳는다는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

삼십 대 초반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남자. 그의 직업은 의사였다. 죽음을 선고 받았지만 그 날짜는 알수 없었기에 그들은 하루하루 살아나갔다.

남자와 아내는 희망을 갖기 위해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다. 아이가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자라는 동안에도 남자의 고통스런 투병은 계속 되었다.

마침내 딸이 태어났다. 간호사가 아이를 건네 주었을 때 남자는 병세가 악화되었다. 추워서 이가 부딪칠 정도로 몸이 차가웠다. 아이에게 차가움이 느껴질까봐 이불로 꽁꽁 싸맨 아이를 안아보았다. 한 쪽 손으로는 아내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쪽 손에서 느껴지는 아이의 무게를 느끼며 삶의 가능성이 부부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그를 떠나지 않고 매일 고통스럽게 했다. 남자는 화학치료로 손끝이 갈라지는 고통 속에서 자판을 눌러 딸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본문 중에서)

남자는 나이 서른여섯에 태어난지 8개월 된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비록 짧은 시간을 함께 한 그였지만 그 어떤 아빠보다도 딸을 더 많이 사랑했으리라. 아빠가 딸에게 남긴 편지는 두고두고 딸에게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의미로 삶을 살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게 하는 편지다.  

이 내용은 서른여섯 나이에 생을 마친 젊은 의사가 2년 간의 삶의 기록을 담은 <바람이 숨을 쉴 때>(흐름출판.2016)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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