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이외수 "가을, 하늘은 높아지는데 인간은 낮아져..."
[30초 책읽기] 이외수 "가을, 하늘은 높아지는데 인간은 낮아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3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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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에서 우주까지> 이외수, 하창수 지음 | 김영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이외수와 하창수가 ‘생명, 죽음, 자연, 죽음’ 나아가 ‘우주’에 대해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나눈 책이 나왔다. <먼지에서 우주까지>(김영사.2016)는 인간의 본질 탐구가 주제이지만, ‘이외수의 신비어 사전’이 중간중간 곁들여져 있어 재미를 더한다. 이를테면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관조적 태도가 드러난 부분들이다. 잠시 감상해보자.

지옥

독재자들이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모든 나라. 또는 인간성 더럽고 야비하고 폭력적인 놈들과 함께 있는 모든 시간.

가을

수확의 계절. 농부들이 흘린 피땀이 아름다운 결실로 돌아와 풍요를 누리기에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정치를 개떡같이 하게 되면 농부들의 한숨이 더욱 높아질 우려도 있다. 나무들은 아름답게 단풍이 들고 들판에는 곡식들이 무르익는다. 천고마비, 하늘이 높아지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늘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인간은 갈수록 낮아진다면 무슨 낙이 있겠으며, 말은 갈수록 살찌는데 인간은 갈수록 영양실조를 면치 못한다면 무슨 낙이 있겠는가. 태평성대를 부르는 것은 농사꾼들만의 소임이 아니다.

정신의 양식. 글을 쓰는 행위도 ‘글을 짓는다’고 표현한다. 주원료는 낱말이다. 인간만이 사용하나. 사랑을 널리 전파할 목적으로 쓰일 때 가장 높은 효용성을 나타내 보인다. 오래도록 공급을 끊어버려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결핍되면 짐승과 구분하기 힘든 사고나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짙다. (본문 중에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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