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몸에 독소 빼려고 중요부위에 마늘쪽 꽂아?
[책속에 이런일이] 몸에 독소 빼려고 중요부위에 마늘쪽 꽂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1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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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음식책> 조 슈워츠 지음 |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디톡스 요법이 유행이다. 디톡스Detox란, 대체의학적 관점의 해독 요법이다. 인체에 축적된 독소를 빼는 이른바 제독요법을 말한다.

독소를 제거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근원적인 걸까. 1950년대에 충격적인 디톡스 요법을 권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돌푸스호헨제는 매일 밤 항문에 마늘쪽을 꽂아서 체내 독소를 제거하라고 권했다. 만약 아침에 숨에서 마늘 냄새가 나면 독소 화학물질들이 몸 밖으로 나가는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상상만으로 미간에 절로 주름이 잡힌다. 그렇다면 현대 디톡스는 과학적인가 물을 차례다. 인터넷에 떠도는 디톡스 식단을 살펴보면 밀가루, 고기, 유제품, 알코올, 카페인, 설탕, 소금, 가공식품은 금기 식품이다. 여기에 과일과 채소, 현미, 견과류와 콩류, 두부 레몬주스를 많이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권한다.

정말 몸속 독소가 빠져나갈까. 이에 <똑똑한 음식책>(바다출판사.2016)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증거가 어디에 있는지 반문한다. 디톡스 식단을 따른 뒤에 대소변이나 땀을 검사해 ‘독소’들이 검출됐다는 제대로 된 연구나 데이터 없이 무작정 ‘카더라’라는 식의 분위기만 따를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몸에는 이미 독소 제거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바로 간과 콩팥이다. 이 기관들은 합성물이든 천연 물질이든 바람직하지 않은 침입자들을 제거한다.

게다가 디톡스라는 뜨거운 소재에 대해 BBC의 ‘음식에 관한 진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이미 실험을 했다.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다섯 명에게는 전형적인 디톡스 식단을 따르게 하고 나머지에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보통 식단을 따르게 했다.

그 후 소변 속 여러 물질을 살피고 혈액 속 간 효소들의 기능, 항산화 능력의 척도가 되는 비타민 C, E 혈액 농도 검사, 알루미늄 농도 등을 측정했지만, 결과는 역시 ‘별 차이가 없다’였다. 그런데도 효과를 느꼈다고 증언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답변을 전한다.

“카페인과 알코올이 두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물질을 없앤 것이 도움되었을지도 모른다. 음식 섭취를 줄이면 더부룩함이 완화되고, 거의 기아 상태에 가깝게 굶주리면 역설적이게도 활력이 고조되어서 황홀경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363쪽)

단기적인 식단 변화로 기적적인 몸매 유지, 건강 회복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닐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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