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은 요즘 현실이 '다 좋은 세상'이라구?
지옥같은 요즘 현실이 '다 좋은 세상'이라구?
  • 윤혜란 기자
  • 승인 2016.08.1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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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 세상> 전헌 | 어떤책

[화이트페이퍼=윤혜란 기자]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 노인빈곤율 1위인 우리나라. 여기에 N포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은 자조 섞인 목소리로 헬조선을 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칠십 평생을 산 한 철학자가 말한다. ‘다 좋은 세상입니다’. 하루를 넘기기 무섭게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인데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50년 이상 동서양 철학과 신학을 연구한 전헌 교수. 그는 <다 좋은 세상>(어떤책, 2016)을 통해 ‘세상이 다 좋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궁리를 해도 살 기운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근거로 공자의 중용,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데아론, 퇴계의 사단칠정, 칸트의 비판철학, 스피노자의 감정론, 하이데거의 해석학, 성철의 돈수론에 대한 개념을 펼친다.

책에 제시된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말을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소크라테스는 독약을 받아들고서도 세상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다 좋은 세상이 더할 나위 없는 배움이라는 것, 그것을 아는 만큼 정의와 그밖에 모든 것들이 유용하고 유익하다”고 했다. 공자는 ‘논어’를 통해 “세상을 원망 않고 사람을 깔보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배워 알면 다 좋은 세상”이라고 말했다.

저자 전헌 교수는 “알면 알수록 냉소한다면 철학은 하나의 유령에 지나지 않는다”며 “세상은 완전하고 다 좋으며, 삶은 그것을 공부하며 배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저자가 긴 시간의 작업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바로 행복이다.

사실 매일 열심히 애써도 정작 세상은 우리의 행복과는 무관하게 세상은 돌아가는 듯 보인다. 때문에 ‘다 좋은 세상입니라’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모든 시대는 혼돈의 시대다.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진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현실 속 분노와 슬픔 속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저마다의 행복을 꿈꾼다. 신기하게도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의 특징을 보면 무너진 현실에서도 희망을 찾는 내용이 많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결국 '다 좋은 세상이다'는 달관과 낙천, 역설의 철학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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