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갤럭시 노트7'이 스마트뱅킹에서 홍채인증이라는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홍채인증이 OTP인증을 대체하자,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도입한 생체인증 자동화기기(ATM)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 생체인증 전쟁 서막 열려 '스마트뱅킹' 웃고 'ATM' 울고
지난 3일 홍채인식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공개되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선두로 스마트뱅킹에 홍채인증을 도입했다. 뒤이어 신한은행도 이달 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번거로운 보안카드·OTP 인증 절차를 '눈빛' 한 번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사실 생체인증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일부 은행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영업점에 생체인증 ATM을 설치하고 운영해왔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생체인증 ATM을 운영하고 있는 은행은 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다. 기업은행은 홍채인증 ATM을 을지로 본점과 수지IT센터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우리은행 역시 영업점본점에 홍채인증 ATM을 뒀다. 신한은행은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상담 인력을 줄이고 비영업시간 대에도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며 야심하게 생체인증 ATM을 내놨지만 이용자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지난 4월 기준 디지털키오스크의 누적 이용건수는 약 23만여건에 그친다.
■ 이대로 그라운드에서 퇴장할까?
운영비용에 비해 이용자 수가 극히 적어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던 점도 벅찬데 보안성과 편의성까지 두루 갖춘 라이벌이 등장한 형국이다.
B보안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미 여러 번 정보유출 사고를 겪어 금융사에 생체정보를 내어주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반면 현재 은행들이 도입하는 홍채인증은 FIDO기반 방식이라 신뢰감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FIDO기반 생체인증 방식은 생체인증 정보가 사용자의 스마트폰에만 저장되고 서버에는 인증 결과 값만 저장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인증방식이다.
모바일 생체인증 금융거래가 보안성과 더불어 편의성 면에서도 앞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C은행 관계자는 “자동화기기는 결국 은행까지 가야만 이용할 수 있는 데에 반해 안방에서도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지 않느냐”라는 반문이다.
■ "갤럭시노트7 몸값 100만원 육박...관건은 중저가 스마트폰"
반면에 아직은 홍채인증 금융 서비스 적용대상이 갤럭시노트7 이용자에 한정되면서 모든 금융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갤럭시노트7의 출고가가 98만8,900원으로 책정되면서 대당 100만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자랑하게 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FIDO 기반 홍채인식 기능이 중저가 스마트폰에까지 얼마나 빨리 보편화되느냐다. 지문인식 기능이 초기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해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점차 번진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