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 `좀비정치` 직격탄
고이즈미 총리 `좀비정치` 직격탄
  • 북데일리
  • 승인 2005.11.03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11 일본 중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이 죽고, 고이즈미는 걸어다니는 시체, 좀비가 됐다. 좀비는 입으로 여러 발언을 하지만 그 실체도 죽어 있다." - 일본 도쿄도의 한 독자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이른바 `좀비정치`를 비판하는 책 <고이즈미와 일본의 병리>(코오몬샤. 2005)가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은 궁핍해지면 질수록 강한 리더를 요구하며, 비록 그가 `거짓 개혁자`나 `독재자`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쓰여진 이 책은 지난 9월11일 열려 자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일본 중의원선거 결과에 대해 `일본국민 최악의 날`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9.11`은 미국에 있어서 민주주의가 죽은 날이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최대 권력을 얻은 날이기 때문에 일본의 민주주의가 사망한 기일이 됐다는 것이다.

책은 고이즈미 정권이 들어선 후 4년반이 넘었지만 정작 일본국민을 위한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저자 후지와라 하지메(67. 藤原肇)는 재정 파탄에 의한 `국가 붕괴` 조짐이 보이고 정치인들이 방치한 일본경제는 병상에서 그 증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일본 경제에 만연한 `천민 자본주의(pariah capitalism)`는 급격한 모럴해저드로 이윤 추구만을 목표로 사회 계층계급화를 부채질해 지배-피지배계급의 사회구조로 나뉘어 `근대 이전`의 사회의 재현되고 있다는 의문을 품는다.

여기서 바로 일본 `좀비정치(zombie politics)`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좀비란 `마법사가 시체가 식기 전에 부활시킨 살이 있는 시체`를 의미한다. 영혼은 죽었으되 몸은 움직이는 존재, 살아있는 시체를 말한다. 서인도 제도 원주민의 미신과 부두교의 제사장들이 마약을 투여해 되살려낸 시체에서 유래한 단어다.

저자는 일본 극우보수 정치세력과 천민자본주의의 사회 갈등 구조를 되살려낸 마법사 고이즈미가 일본의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국방비 증액에 의한 첨단 신무기 개발과 역사왜곡, 전범의 위패가 있는 신사참배 등으로 아시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일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기만하다.

일본 대형 온라인쇼핑몰 경매-구매를 대행하는 재팬엔조이(www.japanenjoy.com)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나온 책 <고이즈미와 일본의 병리>는 11월 3일 현재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 13위에 랭크돼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의 좀비정치`라는 부제를 통해 알수 있듯 책 출간 즉시 사회적인 반향을 몰고 왔다. 특히 내용 중 고이즈미를 비롯 모리, 오부치, 다케시다 등 역대 총리의 탄생 비화와 선거와 관련된 정보 조작실태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어 일본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북데일리 박상인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