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은행사와 증권사 일임형 ISA의 수수료율을 두고 금융소비자원과 금융투자협회의 공방이 뜨겁다. 금융소비자원은 "세제 혜택보다 수수료 부담이 3배 이상 된다"며 공격하자 금융투자협회는 "산정 방법이 잘 못 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4일 비영리법인 금융소비자원은 “ISA 가입자들이 비과세 혜택의 3~4배를 증권사와 금융사에 일임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임 수수료는 금융사에서 고객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일임받아 운용해주는 대가로 떼는 수수료다.
금소원에 따르면 시중에서 운영되는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2.846%다. 이는 평균 일임수수료 1.31%를 차감하고 공시한 수치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이들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한다면 1만3,100원을 수수료로 내고 2만8,460원 수익을 낸 셈이다. 세제혜택은 수익금의 15.4%로 이자소득세 절감효과는 4,367원이다.
금소원은 “가입자가 받는 세제혜택은 4,367원에 그치는데 반해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은 1만3,100원으로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금소원은 "결국 세금면제금액보다 더 큰 몫을 수수료로 떼어가는 구조"라며 "큰 수익이 날 것처럼 거창하게 홍보한 금융상품이 결국 국민을 기만하고 금융사를 배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금융투자협회는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금소원이 내놓은 산정방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금소원이 3개월치 수익률에 1년 수수료율을 대입해 수익금을 계산하고 있다”며 “1년 기준 일임수수료인 1.3%를 산정식에 대입하려면 수익률도 3개월 수익률 2.84%가 아닌 1년치로 높여 계산해야 한다”고 바로잡았다. 이어 그는 “연 1%대 일임수수료 자체도 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소원은 "ISA 상품에서 수익금이 발생하지 않으면 세제혜택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소원이 수익률 하위 10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1.04%, 평균 일임수수료율은 0.64%다. 금소원은 "이들 상품의 가입한 소비자들은 세제혜택은 받지 못하고 수수료만 내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익을 내지 못한 가입자들이 비과세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라며 "이자소득세 과세 대상이어야 비과세 혜택을 받는데 수익을 못내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