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왕자>(해피아워. 2005)에 나오는 얘기에요. 오늘 자신의 행복풍선이 얼마나 부풀었는지 살펴보게 하는 책입니다.
“행복풍선은 말이야. 소리, 냄새, 보이는 것에 아주 민감해.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 맘에 드는 곳에 있거나 맘에 드는 사람과 함께 있게 되면 크게 부풀어서 그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지” - 본문 중
한국판 어린왕자를 바라며 쓴 이 책은 늙은 왕자와 주인공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며 느낀 단순한 줄거리인데 가슴 저 편에 숨겨두었던 순수한 감정들을 건드리며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친구란 같은 나이에서 비롯되지 않아. 서로 눈빛이 통한다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어. 그가 많은 걸 갖지 않았어도.”- 본문 중
나이가 많고 조금 지능지수가 떨어지는 ‘친구’ 우성이와 주인공이 시샘하는 다른 친구들과 벌이는 달리기 시합, 시골에서 만난 순박한 친구 성복이와 함께 만드는 자신들만의 성 같은 일화들을 읽으면 짠한 기분이 들어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는 책이예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일화들과 곰곰 고민하게 하는 글이 볼 만합니다.
이거 읽어보세요. 성복이와 참외 서리를 하다가 잡혔을 때, 호통을 치실 거라 생각한 무서운 할아버지는 의외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합니다.
“서리도 해봐야 인생을 알지. 남의 것도 일찌감치 빼앗아 봐야 빼앗긴 놈 마음 아픈 것도 알 거다. 살면서 빼앗길 일이 좀 많으냐?” - 본문 중
주관이 강한 사람은 그만큼 넓은 세상의 일부분 밖에 볼 수 없죠. 헤아릴 수 없이 큰 세상 앞에서 불과 몇 십 년 겪은 경험만으로 상대를 단정하고 자기가 옳다고 여기죠. 어릴 때 어른들과 얘기하면서 느꼈던 어른들의 눈을 기억하시나요? 오늘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만 보지 말고 눈빛을 보면서 견주어보세요. 어릴 때 어른들의 눈과 자신은 얼마나 다른지.
늙은 왕자는 눈빛이 떳떳한 어른이 되라고 주인공에게 얘기를 하네요. 눈빛이 떳떳한 어른, 쉽지 않죠. 아니, 어렵습니다.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얘기했을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왜 요즘 사람들과 티격태격하고 불만이 쌓이는지 살펴보네요. 사람들 만남은 같이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눈빛으로 이루어지니까요. 지금 눈빛, 어떠신가요?
“말은 상대방의 귀를 거쳐 들어가지만 눈빛은 바로 그의 심장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거든. 자신의 떳떳함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상대방을 흔들 수 있는 거야. 그게 바로 눈빛을 통한 교감이지.”- 본문 중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